[유엔가입 30년] 달라진 국제위상…중견국 넘어 이젠 선도국으로
[유엔가입 30년] 달라진 국제위상…중견국 넘어 이젠 선도국으로
  • 한상용
  • 승인 2021.09.16 06: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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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방 후 원조받던 한국, 지금은 유엔 분담률 11위…유엔사무국 직원도 171명
전문가 "인권·개발협력·기후변화 등 국제현안에 더 역할해야"

[유엔가입 30년] 달라진 국제위상…중견국 넘어 이젠 선도국으로

해방 후 원조받던 한국, 지금은 유엔 분담률 11위…유엔사무국 직원도 171명

전문가 "인권·개발협력·기후변화 등 국제현안에 더 역할해야"

태극기와 유엔기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한상용 기자 = 1991년 9월 17일 뉴욕에 있는 유엔 본부에 태극기가 처음 게양됐다. 태극기 옆에는 북한의 국기인 인공기도 함께 내걸렸다.

남북한이 유엔에 공식 가입했음을 알린 역사적 변곡점이자 대한민국의 유엔 외교가 시작됐음을 국제사회에 천명한 것이다.

해방 후 1950∼60년대 유엔의 원조를 받던 대한민국이 유엔에 가입한 지 30년이 지난 지금은 중견국(middle power)을 넘어 경제 개발과 민주화 분야에서 선도국가로 주목받고 있다.

세계 10위권의 경제력에 걸맞은 유엔 분담금 납부와 적극적인 평화유지활동(PKO) 참여, 국제기구 이사국 진출 노력 등을 통해 유엔 의사 결정에서도 주도적 역할을 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유엔 가입을 위한 노력은 1949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유엔총회가 "대한민국 정부를 한반도의 유일한 합법정부"로 승인하는 결의를 채택한 직후인 1949년 1월 유엔 가입신청서를 제출하면서부터다.

이후에도 한국은 기회가 마련될 때마다 유엔 가입을 시도했지만, 냉전 체제 속에 소련과 중국의 반대로 좌절됐다.

북한은 남북한 동시 가입에 반대한 논리로 주장한 '유엔 동시 가입 시 분단이 고착화한다'는 입장을 내세웠는데 이를 지지한 것이다.

그러나 노태우 정부 시절 북방외교가 한창이던 1990년 소련과 국교 수립에 이어 그해 10월 중국과 무역대표부 설치 합의 등을 계기로 국제적 지지 분위기가 확산하면서 정부 수립 43년 만에 유엔 입성에 성공했다.

유엔 가입 후 30년간 국제사회에서 한국의 위상과 역할은 확연히 달라졌다.

뒤늦게 유엔 회원국이 됐지만 다른 회원국보다 역동적인 활동을 펼치고 유엔 내 재정적, 인적 기여를 확대했다.

유엔 내 구속력을 갖는 유일한 결정 기관인 안보리 비상임 이사국에 1996∼1997년, 2013∼2014년 2차례나 진출했다. 한국은 2024∼2025년 임기의 세 번째 안보리 비상임 이사국 진출을 추진 중이다.

2001년에는 처음으로 한승수 당시 외무장관이 유엔총회 의장직을 수임했다.

특히 2006년에는 반기문 제8대 유엔 사무총장을 배출했고 그는 2011년 연임에도 성공, 유엔에서 한국의 높아진 위상을 더욱 확고히 했다.

여기에 2015년 오준 주유엔 대사의 유엔 경제사회이사회(ECOSOC) 의장직 수임, 2016년 최경림 주제네바 한국대표부 대사의 유엔인권이사회(UNHRC) 의장직 수임으로 국제기구에 한국의 존재감을 거듭 각인시켰다.

유엔 가입 초반인 1992년엔 한 명도 없던 유엔 사무국 내 한국인 직원 수도 지난해 기준 171명에 달한다.

유엔 정규예산 가운데 한국의 분담률 순위 역시 초반에는 0.69%에 불과했지만, 지금은 2.27%로 전체 193개 회원국 중 11위를 차지하는 기여국이 됐다.

PKO 분담금 순위도 10위에 달하고, 유엔의 국제 평화유지 노력에 적극 동참하는 차원에서 레바논 동명부대를 포함해 전 세계 5개 임무단에 569명을 파견 중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로 어려움을 겪는 국가들에는 인도적 목적으로 방역 물품과 식량 등을 지원하고 있다.

다시 돌아보는 남북 동시가입
(서울=연합뉴스) 1991년 9월17일 유엔본부에서 안보리가 끝나 남북한 유엔가입이 확정된 뒤 노창희 대사(오른쪽)가 북한 대표부 박길연 대사에게 축하한다며 손을 내밀어 악수하고 있다. 2011.9.15 << 연합뉴스DB >> [2011.09.15 송고]

한국의 첫 유엔 주재 대사를 지낸 노창희 전 외교차관은 16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우리의 국제적 위상은 많이 나아지고 유엔 사무총장까지 배출했지만, 남북관계에 있어서는 우리가 바라던 상당한 변화는 못 이뤄진 게 아닌가 한다"고 말했다.

이어 "(유엔 가입으로) 동서독 정도의 진전이 남북한 관계에서 돌파구가 생기지 않을까 기대했는데 그와 같이 전개되지 못한 것 같다"고 아쉬워했다.

유엔 내 한국의 높아진 위상이나 분담금 비율로 볼 때 한국이 한반도 이슈를 넘어 개발 협력이나 인권, 기후변화 등 다양한 국제 현안에도 더 적극적인 목소리를 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박원곤 이화여대 교수는 "국제사회 규범과 원칙 차원에서 한국이 인권이나 인도주의적 지원과 같은 유엔의 다양한 의제와 국제적 문제에 어느 정도 공헌을 했느냐 하는 부분에선 아쉬운 점이 있다"며 "외교력을 발휘해 국제 현안에 관해 적극적으로 소통해야 한다"고 말했다.

gogo213@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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