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한지, 보존·예술·실용성 우수해 유네스코 등재는 당연"
"전통한지, 보존·예술·실용성 우수해 유네스코 등재는 당연"
  • 왕길환
  • 승인 2021.06.25 1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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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진웅 연구위원 등 전문가들, 안동 학술포럼서 등재 당위성 제기

"전통한지, 보존·예술·실용성 우수해 유네스코 등재는 당연"

우진웅 연구위원 등 전문가들, 안동 학술포럼서 등재 당위성 제기

전통한지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등재를 위한 첫 학술포럼에 참가한 인사들
[왕길환 촬영]

(안동=연합뉴스) 왕길환 기자 = 전통한지는 보존성과 예술성, 실용성이 우수해 유네스크 인류무형문화유산에 반드시 등재돼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우진웅 한국국학진흥원 책임연구위원은 25일 오후 경북 안동문화예술의전당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제1회 전통한지의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등재를 위한 학술포럼'에서 전통한지의 등재 당위성을 이 같이 발표했다.

우 연구위원에 따르면, 전통한지는 751년 무구정광대다라니경(국보 126호)에서 755년 신라백지묵서대방광불화엄경(국보 196호), 1011년 초조대장경부, 조선시대, 현재에 이르기까지 1천300년 역사를 이어왔다. 보존성이 우수하다는 점을 증명하는 사례다.

한지를 이용해 고서의 표지를 장식한 다양한 무늬인 능화문(菱花紋·마름모가 이어져 있는 무늬)은 예술성을 보여준다고 그는 설명했다. 한지에는 시대와 유형에 따라 다양한 능화문을 새겼다.

기록유산의 보존성, 예술성과 함께 한지는 실생활에서 많이 이용됐다. 조선시대 우산·양산·갓함·병풍·문종이·지갑·끈·부채·각종 문서류 등 생활용품으로 활용됐고, 지금도 폭넓게 사용되고 있다.

우 연구위원은 "한지는 과거의 문화와 기록을 현대와 이어주는 중요한 가교 역할을 했으며 우리나라가 세계적으로 IT(정보기술)와 문화강국이 될 수 있었던 원동력이 됐다"고 말했다.

특히 훈민정음 해례본, 조선왕조실록, 직지심체요절, 승정원일기, 조선왕실의궤, 동의보감, 해인사 고려대장경판·제경판, 일성록 등 많은 세계기록유산이 등재된 것은 전통한지의 질적 우수성에서 비롯됐다고 강조했다.

임돈희 교수의 기조발표 장면
[왕길환 촬영]

임돈희 동국대 종신 석좌교수는 '유네스코 무형유산 정책과 한지의 유네스코 등재방향과 가치'라는 주제의 발표에서 김장문화 등재 과정을 소개하면서 어떤 점을 염두에 두고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 지를 알려줬다.

한지가 등재되려면, 유네스코가 공동체 중심의 무형유산을 중시한다는 점에 착안해 공동체를 어떻게 규정하고, 어떤 역할을 하는 지 밝혀내야 하고, 한지의 고유성과 특별성을 부각시켜야 하며 역사성 보다는 현재 살아있는 주민에 의해 향유되는 무형유산 임을 강조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병섭 안동한지 대표는 안동한지의 역사와 제조 공정, 납품·성적서 등을 소개하면서 "전통한지가 독자적 기술과 문화적 차별성이 있고, 보존도 탁월하다"며 "인류무형유산으로 등재돼야 한다"고 말했다.

안동한지는 닥 베기를 시작으로 닥 찌기(닥무지), 흑피 만들기, 백피 만들기, 잿물 내리기, 백닥 삶기, 세척 및 일광 표백, 티 고르기, 두드리기(고해), 닥풀내기, 통물만들기, 종이뜨기(초지), 압착탈수, 건조, 도침 등의 과정을 거쳐 만들어진다.

김동섭 국민대대학원 문화재보존학과 교수는 전통한지에 앞서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된 중국의 선지(宣紙), 일본의 화지(和紙)를 소개하면서 전통한지가 등재하기 위해서는 닥섬유 제조를 위한 장기적 원재료의 확보를 비롯해 전문인력과 후계자 육성·정착, 한지 제조 공정의 현대적 시설 장비 개선, 기술 전승을 위한 품질 표시제와 표준화 등의 정책이 따라야 한다고 제언했다.

한지로 제작한 생활용품들.
맨위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갓모, 갓함, 지갑, 지함. [출처:원주역사박물관]

많은 한지를 사용해 800여 년 동안 경판과 경전이 전해지고 있다
[출처:한국국학진흥원]

ghw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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