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어린이 삶의 질 '하위권'…경쟁적 교육제도 탓"
세이브더칠드런·서울대, 아동 삶의 질 보고서 발표
(서울=연합뉴스) 이상서 기자 = 우리나라 어린이 삶의 질이 경쟁적인 교육제도 탓에 세계에서 하위권에 머문 것으로 나타났다.
국제 구호개발 NGO(비정부기구) 세이브더칠드런과 서울대 사회복지연구소는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한 '포용적 아동 삶의 질 : 국제비교를 통해 본 한국의 현황' 보고서를 22일 공개했다.
2019년 현재 한국을 비롯해 알제리, 핀란드, 프랑스, 독일, 말레이시아, 베트남 등 35개국의 초등학생 5학년인 만 10세 어린이 12만8천184명을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에 따르면 국내 아동 행복도는 10점 만점에 8.41점으로 대만과 같은 31위에 그쳤다.
한국에 뒤처진 국가는 네팔(8.21), 홍콩(8.09), 베트남(7.90) 등 세 나라뿐이었다.
반면 행복도가 가장 높은 국가는 알바니아(9.71)였고, 루마니아(9.48), 그리스(9.35), 몰타(9.23) 등의 순이다.
조사는 ▲ 물질적 수준 ▲ 시간 사용 ▲ 학습 ▲ 대인 관계 ▲ 안전한 환경 ▲ 자기 자신 만족 등 여섯 문항에 걸쳐 진행됐다.
한국 아동의 경우 대인 관계(14위)는 비교적 순위가 높았으나, 학습 만족도(25위), 안전한 환경 만족도(26위), 자기 자신 만족도(28위), 물질적 수준(29위), 시간 사용(31위) 등에서는 하위권에 머물렀다.
연구진은 "높은 경제 수준을 갖춘 우리나라를 비롯해 대만, 홍콩 등 동아시아 국가의 아동 행복도가 낮은 것은 주목할 만한 문제"라며 "한국의 경쟁적인 교육제도가 아동의 자존감 향상과 주도적인 시간 활용을 막는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연구를 진행한 이봉주 서울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아동 행복을 증진시킬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해야 할 때"라며 "아이가 주도적으로 시간을 활용하고, 타인과 긍정적인 관계를 맺을 수 있도록 우리 사회가 힘써야 한다"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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