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정의 "도쿄올림픽 누가 무슨 권리로 강행할 것인가"(종합)
손정의 "도쿄올림픽 누가 무슨 권리로 강행할 것인가"(종합)
  • 장현구
  • 승인 2021.05.23 15: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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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위터 통해 밝혀…"일본 국민 80% 연기나 취소 희망"
"긴급 사태에도 올림픽 연다" IOC 조정위원장 발언 역풍 직면

손정의 "도쿄올림픽 누가 무슨 권리로 강행할 것인가"(종합)

트위터 통해 밝혀…"일본 국민 80% 연기나 취소 희망"

"긴급 사태에도 올림픽 연다" IOC 조정위원장 발언 역풍 직면

(도쿄·서울=연합뉴스) 김호준 특파원 장현구 기자 = 재일교포 3세인 손정의(孫正義·일본 이름 손 마사요시) 소프트뱅크그룹(SBG) 회장이 도쿄올림픽·패럴림픽 개최에 회의적인 시각을 드러냈다.

손 회장은 22일 자신의 트위터에 "지금 (일본) 국민의 80% 이상이 연기나 취소를 희망하는 올림픽. 누가 어떤 권리로 강행할 것인가"라고 썼다.

[손정의 회장 트위터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앞서 아사히신문이 지난 15~16일 18세 이상 일본 유권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올림픽을 취소하거나 재차 연기해야 한다는 의견이 83%에 달했다.

마이니치신문은 사회조사연구센터와 함께 22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도 도쿄올림픽·패럴림픽에 대해 40%가 "취소해야 한다", 23%가 "재연기해야 한다"는 답해, 63%가 취소 혹은 재연기 의견을 제시했다.

일본 정부는 두 달 앞으로 다가온 도쿄올림픽·패럴림픽을 예정대로 개최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일본에는 현재 도쿄도(東京都)와 오사카부(大阪府) 등 10개 광역지방자치단체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대응한 긴급사태가 발령돼 있다.

손 회장은 지난 21일에도 트위터를 통해 "어느덧 일본도 변이주(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투성이가 돼버렸다"면서 "입국 관리를 엄격히 하지 않은 책임은 무겁다"며 일본 정부의 코로나19 방역 정책을 비판한 바 있다.

IOC와 도쿄올림픽 조직위원회의 화상 회의
[AP=연합뉴스 자료사진]

AP통신은 코로나19 대유행에 따른 일본 내 긴급 사태에도 올림픽을 열 것이라던 존 코츠 IOC 조정위원장의 발언이 일본에서 역풍을 맞고 있다고 23일 전했다.

코츠 위원장은 21일 화상으로 진행된 회의 후 기자회견에서 긴급 사태에도 도쿄 올림픽이 열릴 수 있느냐는 일본 기자의 질문에 일본이 최근 테스트 이벤트를 성공적으로 치렀다면서 "대답은 전적으로 그렇다"고 답했다.

AP통신은 코츠 위원장의 도전적인 어조 답변이 올림픽 취소·연기 여론이 높은 일본에서 반발을 초래했다고 지적하고 손정의 회장의 트위터 발언을 곁들였다.

또 최근 발간된 주간지 슈칸 포스트를 인용해 도쿄올림픽 조직위원회가 최소 4곳의 도쿄 최고급 호텔방을 모두 예약했다며 IOC와 다른 단체 종사자들을 위한 사치스러운 숙소라고 소개했다.

슈칸 포스트는 IOC가 하루 방값으로 최대 400달러만 지불할 것이며 차액은 도쿄조직위가 부담한다고 덧붙였다.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자국 유입을 우려해 일본 정부와 도쿄조직위가 해외 관중의 올림픽 관전을 불허해 막대한 입장 수입을 허공에 날린 마당에 IOC 관계자들을 위한 호화 숙소 예약에는 웃돈을 줘가며 거액을 쏟아부은 현실을 슈판 포스트가 꼬집은 셈이다.

AP통신은 또 일본 유력 신문 대다수가 도쿄올림픽 후원사여서 올림픽 강행과 관련해 비판을 자제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비후원사로, 나가노 현에 본사를 둔 시나노 마이니치 신문이 23일 사설로 올림픽 취소를 촉구했다고 보도했다.

시나노 마이니치 신문은 사설에서 "두려움과 불안으로 가득한 도쿄올림픽을 축하할 기분이 내키지 않는다"며 "도쿄올림픽·패럴림픽을 취소해야 하며 일본 정부는 국민의 삶과 생계를 보호하기 위한 결단을 내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차기 중의원 선거를 준비하는 전직 대학 교수 출신 사이토 아쓰코 씨는 AP통신과 인터뷰에서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과 코츠 조정위원장은 선수, 관계자, 일본 국민의 생명을 소중하게 여기지 않는다"며 "압도적인 반대 여론에도 올림픽이 긴급 사태 상황에서도 열릴 것이라고 말하는 건 테러를 예견하는 것과 같다"고 정면으로 비판했다.

hojun@yna.co.kr, cany990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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