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중국인 유학생들 "양국 소통 매개체 역할 할 것"
국내 중국인 유학생들 "양국 소통 매개체 역할 할 것"
  • 강성철
  • 승인 2021.04.26 08:1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KF 100인포럼 참가 우펑위·류훼이훼이 "양쪽 경험한 유학생 역할 중요"

국내 중국인 유학생들 "양국 소통 매개체 역할 할 것"

KF 100인포럼 참가 우펑위·류훼이훼이 "양쪽 경험한 유학생 역할 중요"

중국인 유학생 우펑위·류훼이훼이
KF의 '재한 중국인 대학원생 100인 포럼' 우수참가자 우펑위(우측)와 류훼이훼이 씨 [KF 제공]

(서울=연합뉴스) 강성철 기자 = "한중 간에 민감한 이슈가 생길 때마다 양국 언론에서 너무 자극적인 기사를 쏟아내고 있습니다. 감정을 앞세우지 말고 서로의 입장을 알려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한국국제교류재단(KF)이 매년 개최하는 '재한 중국인 대학원생 100인 포럼'에 지난해 참가해 우수참가자로 뽑힌 우펑위(武鵬宇·28)·류훼이훼이(劉惠惠·29) 씨는 26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양국은 서로에게 필요한 존재라는 냉철한 이성적 판단이 필요한 요즘"이라며 "한국을 잘 아는 중국인 유학생이나 중국을 경험한 한국인 유학생들이 나서서 양 국민이 서로 열린 마음으로 소통하도록 역할을 해야 할 때"라고 이같이 말했다.

'100인 포럼'은 KF가 재한 중국인 유학생 커뮤니티에서 주도적 역할을 하고 있는 국내 주요 대학 석·박사 과정 학생을 차세대 지한파'로 양성하기 위해 만든 프로그램이다. 두 사람은 22일 발족한 제4회 '100인 포럼'에서 소감발표를 했다.

베이징(北京) 제2외국어대에서 한국어를 전공하고 성균관대에서 국문과 석사과정을 마친 우 씨는 2014년 중국으로 귀국해 2년간 직장생활을 했다. 그러다가 지난해 미뤘던 공부에 다시 도전하려고 중앙대 동북아학과 석박사통합과정에 입학했다.

그는 "유학을 하면서 한국을 새로 배웠고 좀 더 균형감각을 갖게 된 것이 큰 소득"이라며 "6·25 전쟁의 경우 중국에서 배웠던 것과 한국인이 인식하는 것이 전혀 다르다는 사실을 알았고 어떤 사안이든 객관적 시각을 가지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걸 실감했다"고 말했다.

성균관대 정치외교학과 박사과정에 재학 중인 류 씨는 "100인 포럼 덕분에 한국의 대중문화와 전통뿐만 아니라 사회와 정치, 남북관계 등을 입체적으로 파악하게 됐다"며 "중국에 한국을 제대로 알리는 '한국통' 역할을 하겠다는 목표가 생겼다"고 즐거워했다.

우 씨는 사실관계를 명확하게 알리지 않은 뉴스가 양국 관계를 해칠 수 있다며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지정된 강릉단오제 보도 사례를 들었다.

그는 "2005년 강릉단오제가 문화유산으로 지정됐을 때 중국 언론은 '단오명절을 한국에 빼앗겼다'고 보도해 중국 내 반한 감정을 부추긴 일이 있다"며 "한국의 단오제는 모내기를 끝내고 풍년을 기원하며 제사를 지내지만 중국의 단오절은 고대 초나라 시인 굴원을 추모하는 데서 유래된 명절"이라고 소개했다

양국의 단오절은 이렇듯 유래와 성격이 다른데 제대로 확인 안 하고 명칭이 같다는 이유만으로 감정적인 대응을 한 것이라며 우 씨는 "축하해줘야 할 일에 욕을 한 셈"이라고 안타까워했다.

그는 양국관계 개선을 위해 "중국인은 낙후한 '중화제국사상'이나 '대국과 조공국 인식'을 버리고 한국을 평등한 이웃 나라로 인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마찬가지로 한국인에게는 "한글도 중요하지만 한자를 등한시해서는 안 된다"며 "한자로 한국 고대 문화는 물론이고 중국과 대만인의 사고방식을 이해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류 씨는 "온라인은 누구나 접근이 가능하고 빠른 장점이 있지만 정보의 정확성이 떨어지며 유언비어도 많으므로 양국 문제에 관해 정보의 옥석을 가리려는 노력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한국 유학 중인 중국인 청년들이 한국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한 방법으로 두 사람은 "위챗, 인터넷의 중국인 커뮤니티 게시판, CCTV와 환구시보 등 중국 매체로 된 기사를 참고하되 너무 의지해서는 안 된다"며 "매일 한국 언론을 골고루 읽어보는 게 훨씬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

박사 학위 취득 후 관련 연구소나 대학에 교편을 잡는 게 목표인 두 사람은 "반중·반한 정서가 있다지만 유학 생활 중 한국 청년과 교류해보면 서로를 존중하고 열린 사고를 하고 있어서 양국 관계는 희망이 많다"며 "친구와 같은 사이가 되도록 양국 가교 역할에 앞장설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wakaru@yna.co.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