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시대 동포다문화] ① 한인사회 "SNS 소통으로 교감"
[코로나시대 동포다문화] ① 한인사회 "SNS 소통으로 교감"
  • 왕길환
  • 승인 2020.12.28 0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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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려운 동포에 '재난 키트' 전달, 위로 문화공연도…고국에 성금 등 전달

[코로나시대 동포다문화] ① 한인사회 "SNS 소통으로 교감"

어려운 동포에 '재난 키트' 전달, 위로 문화공연도…고국에 성금 등 전달

 

 

청년 워홀러들에게 식량 지원하는 호주 한인들
[호주 이스트우드 상우회 제공]

 

 

[※ 편집자 주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세계적인 대유행이 2020년 한해를 강타했습니다. 각국 재외동포와 국내 다문화 사회는 직격탄을 맞아 커다란 어려움을 겪었지만, 해외에서는 위기 상황에서 빛나는 한민족의 기지를 발휘했고, 다문화 가정도 서로 격려하면서 잘 견뎌내고 있습니다. 각국 한인사회의 훈훈하고 따뜻한 나눔 사례와 코로나 속 인종차별 논란, 재외동포와 다문화인가정과의 상생을 위한 전문가 제언 등 기획 기사 3편을 송년 특집으로 송고합니다.]

 

(서울=연합뉴스) 왕길환 기자 = 인도한인회(회장 박의돈)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세계적인 대유행 상황에서 한인들의 안전한 귀국을 위한 특별 항공기를 마련했는가 하면 한인을 위한 한국산 마스크 구매와 배포 활동을 펼치면서 한인들을 도왔다.

이런 활동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밴드와 매달 발행하는 '나마스떼 인디아'에서 적극적으로 소통하면서 가능해졌고, 특히 유튜브 채널인 '나마스떼 인도TV'는 한인들의 참여를 유도하는 창구가 됐다. 한인회 밴드에는 4천200여 명이 가입했고, 하루 방문자가 1천여 명에 달할 정도다.

1만1천 명으로 추산되는 인도 한인 중 4천300여 명은 한인회 도움으로 고국에 입국했고, 신규 부임자와 출장자 등 1천 명도 예외 귀국했다.

박의돈 회장은 이달 초 열린 '2020 세계한인회장대회'에서 한인회 운영 모범 사례로 뽑혀 '코로나19 언택트 시대에 한인 소통 플랫폼의 역할과 기대'를 주제로 발표했다.

 

태국한인회가 마련한 '재난 키트'에 들어있는 내용물들
[태국한인회 제공]

 

태국 한인회는 생활고를 겪는 한인과 한국인들에게 5월부터 8차례에 걸쳐 '재난 키트'를 나눠줬다. 주태국 한국 대사관과 한-태국 상공회의소, 세계한인무역협회(월드옥타) 태국 지회 등과 함께 쌀 5kg 두 포대와 라면 20개를 비롯한 김치, 고추장, 된장, 냉동 어묵, 떡볶이, 김, 마스크 등이 담긴 키트를 전달했다. 방콕 외에도 치앙마이(150가구)와 푸껫(40가구), 파타야·라용(700가구) 등지에도 도움의 손길을 건넸다.

인도네시아한인회(회장 박재한)는 현지 공관과 함께 재외국민과 주재원 2천600여 명에게 한국산 KF94 마스크 22만여 장을 제공했다. 인도네시아에서 생산된 마스크 등이 유통되지만, 한국산 마스크를 쓰고 싶다는 한인들의 요청에 따른 것이다.

터키 남서부 이즈미르에서 식당 일을 하며 혼자 지내다 뇌경색으로 쓰러진 이 모(76) 씨도 현지 한인사회 지원으로 귀국할 수 있었다. 코로나19로 일자리를 잃고, 심각한 영양실조와 함께 뇌경색으로 쓰러지는 딱한 처지가 알려지자 한인들은 모금 운동을 벌여 집세와 치료비를 마련했는가 하면 김재수 이즈미르 한인회장이 이 씨를 자신의 집에 기거하게 했다. 건강이 회복되자 30여 년 전 떠난 고국으로 보내는 데 힘을 모으기도 했다.

이탈리아한인회(회장 최병일)는 최근 경제적 고통을 겪는 한인 270여 가구에 각각 라면 한 상자와 떡국용 떡 1봉지를 전달했다. 이탈리아는 유럽에서 코로나19 인명피해가 큰 국가 가운데 하나다.

미국 로스앤젤레스 한인회(회장 로라 전)는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한인들을 돕기 위해 십시일반 정성을 모아 1차 기금 20만 달러(약 2억4천500만 원), 2차 기금 10만5천 달러(약 1억2천800만 원)를 각각 지원했다.

캐나다 토론토 한인회(회장 이진수)는 '안녕 캠페인'이라는 이름으로 모금 운동을 전개해 4만 달러(약 3천760만 원 정도)를 모았고, 마스크와 생필품 등을 구매해 한인 실직자·저소득층·노년층에 전달했다.

호주 이스트우드 상우회(회장 박종훈)는 귀국하지 못한 한국 출신 워킹홀리데이 비자 소지자(워홀러)와 유학생 3천여 명에게 도시락과 라면을 비롯해 즉석밥과 김치, 김, 과일, 손 소독제, 휴지 등이 담긴 물품 팩을 무료로 나눠줬다. 이 단체는 한인 밀집 지역인 이스트우드의 한인 자영업자 130여명의 모임이다.

한인회는 온·오프라인 위로 문화공연도 열었다. 뉴질랜드 크라이스트처치한인회(회장 윤교진)는 11월 중순 현지 학교에서 '2020 한국의 날'(Korean Day) 행사를 열어 일상에 지친 한인들을 달래고, 주류사회에 한국 문화를 알렸다.

한인들은 한국학교 학생의 부채춤과 전통 한복·궁중복식 패션쇼, K-팝 댄스 경연 등을 보면서 시름을 잊었다.

 

마스크 20만2천장 전달하는 월드옥타 집행부
[월드옥타 제공]

 

한인들은 고국의 어려움도 모른 체 하지 않았다. 세계 68개국 143개 지회를 둔 최대규모 재외동포 경제단체인 월드옥타는 코로나19 발생 초기 대구·경북 지역에 마스크 20만 2천 장을 긴급 제공했다.

하용화 회장은 "재외동포 경제인들은 고국이 어려울 때일수록 마땅히 모국을 돕는다는 애국심이 있다"고 전했다.

월드옥타는 수출길이 막힌 국내 중소기업들을 돕기 위해 온라인 수출상담회도 열었고, 135만 달러(약 16억 원) 어치의 수출 상담 실적을 내는 데 도움을 주기도 했다.

중국 상하이(上海) 한인회와 홍콩 한인회 등은 고국을 돕겠다며 마스크 약 50만 장을 포함한 방역물자와 3억 원의 성금 등을 대한적십자사로 전달했다. 특히 중국 광둥(廣東)성 조선족연합회는 이탈리아한인회에 마스크 1만 장을 보내기도 했다.

독일에서는 고령의 독일 파견 근로자 출신의 동포들이 2천만 원 상당을 모금해 고국 정부에 보냈고, 아프리카 마다가스카르 한인회도 대구 시민을 위해 써 달라며 현지 공관에 성금을 전달했다.

싱가포르 한인사회는 '힘내라! 대한민국'이라는 슬로건으로 모은 성금 6천700만 원을 현지 공관에 전달했고, 홍콩 한인사회도 성금 1천800만 원과 마스크 5만7천여 장을 대한적십자사에 기탁했다.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유럽중동아프리카지역회의, 서남아협의회, 브라질협의회 등은 성금을, 아시아태평양지역회의와 호주협의회는 개인용 손소독제를 고국에 보냈다.

 

모잠비크 한인교회의 극빈층 식량지원 장면
[마푸뚜 한인교회 제공]

 

한인 사회는 거주국 다른 커뮤니티에도 온정의 손길을 보냈다.

미국 오렌지카운티 한인회(회장 김종대)는 한인들이 밀집해 있는 라팔마와 가든그로브, 플러턴, 부에나파크, 어바인 등 5개 시 정부에 1만1천 개의 방역 마스크를 전달했고, 메릴랜드 한인회(회장 이태수)는 '코로나19 대응 전략팀'을 구성한 뒤 24개 카운티 주민을 대상으로 마스크 착용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홍보물과 마스크를 배포했다.

아프리카 모잠비크의 '마푸뚜 한인교회'(담임목사 이상범)는 코로나19 상황 속에서 더 어려워진 현지 극빈층 식량지원 사업을 펼쳤다. 마라꿰니군 마슈부 지역 500개 가정에 쌀 10㎏과 옥수수 씨앗·가루 각 2㎏, 식용유, 설탕, 소금, 과자, 비누, 마스크, 손 세정제가 들어 있는 키트를 제공했다. 이 '나눔 현장'은 모잠비크 국영방송 TVM과 현지 인터넷 방송에 보도되기도 했다.

ghw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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