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윤 다문화연대 이사장 "다문화가정에 다양한 도움 줄 것"
김재윤 다문화연대 이사장 "다문화가정에 다양한 도움 줄 것"
  • 이상서
  • 승인 2020.11.28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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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윤 다문화연대 이사장 "다문화가정에 다양한 도움 줄 것"

(서울=연합뉴스) 이상서 기자 = "국내 체류 외국인이 어느덧 250만명이 넘었다고 하네요. 다문화가정이나 이주노동자 등이 우리 사회 한 축으로 자리를 잡고 있다는 방증이겠지만, 여전히 도움의 손길이 필요한 이들도 많거든요. 그게 무엇인지 꼼꼼히 파악해 나가겠습니다."

김재윤(61) 국립중앙의료원 소아청소년과장은 8월 제4대 사단법인 한국다문화연대 이사장에 취임해 2년 임기를 시작했다. 2010년 연대 의료봉사단 이사로 인연을 맺어오다, 전임 이사장인 정의식 전 국립중앙의료원 다문화가족진료팀장이 물러나면서 자리를 이어받았다.

한국다문화연대는 어려운 처지에 있는 다문화 가족을 위한 의료 지원 활동 등을 목적으로 2008년 설립된 단체다.

김 이사장은 28일 연합뉴스와 인터뷰를 갖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탓에 많은 활동에 제약이 생겼지만 주어진 환경에서 최선을 다해 보겠다"고 밝혔다.

김 이사장은 의료원에서 마주친 많은 이들과 아는 체를 했다. 의료진 뿐만 아니라 경비원, 안내요원, 환자 등 다양한 병원 관계자가 그와 인사를 나눴다.

응급 대기 중인 김재윤 한국다문화연대 이사장
(고양=연합뉴스) 이상서 기자 = 28일 경기도 일산 고양체육관에서 열린 '제11회 전국 다문화가족 배드민턴 대회'에서 응급의료진으로 참여한 김재윤 한국다문화연대 이사장(왼쪽)이 응급진료실에서 대기하고 있다.

2020.11.28. shlamazel@yna.co.kr

그는 "1994년 이후 의사로서의 생애 대부분을 여기서 보내서 그렇다"며 "30년에 가까운 세월을 의료원에서 파묻혀 살다 보니 어느덧 정년퇴임이 다음 달로 다가왔더라"고 말했다.

이어 "큰 아쉬움은 없지만 환자에게 전념한 나머지 가족과 공유한 시간이 너무 적었던 것 같다"며 "만약 다시 과거로 돌아간다면 일과 삶의 균형을 좀 더 맞춰보고 싶다"고 활짝 웃었다.

그가 환자를 치료하는 일 다음으로 힘을 쏟았던 것은 봉사활동이다. 2014년 몽골, 2015년 필리핀, 2016년 우간다와 케냐, 2017년 캄보디아 등을 찾아 아픈 이들을 돌봤다. 병원이 부족해 의사의 손길이 필요한 국내 농촌과 소도시를 돌며 틈틈이 환자를 살피기도 했다.

1979년 서울대 의과대학에 입학해 재학시절 내내 소외계층을 돕는 무료 진료 활동을 한 경험이 히포크라테스 선서를 한 이후에도 이어진 것이다.

그는 "어렵게 배운 의술을 사회에 환원해야 한다는 생각에서 행동했을 뿐 거창한 취지로 한 일은 아니다"라고 몸을 낮췄다.

한국다문화연대와의 인연도 '봉사'를 계기로 시작됐다.

"운이 참 좋게도 제 주변에 다문화가정을 위해 힘쓰시는 분이 많았어요. 연대 전임 이사장이자 의료원 선배였던 홍인표, 정의식 의사가 그랬죠. 좋은 취지라는 공감대가 생겼고, 자연스럽게 저도 동참했죠."

아쉬운 점은 최근 코로나19 탓에 적극적인 활동을 펼치기 힘들어졌다는 사실이다. 그러나 도움의 손길을 필요로 하는 이주민은 줄지 않았다는 게 그의 판단이다.

그는 "코로나19 사태처럼 국민이 재난 상황에 부닥칠 경우, 사회의 약한 고리가 먼저 피해를 본다"며 "이 때문에 많은 이주민이 일자리를 잃으면서 생계난에 처하거나, 아파도 치료비가 없어 참을 수밖에 없는 처지에 놓였다"고 안타까워했다.

이제까지 한국다문화연대의 활동이 의료에 초점을 맞췄지만, 앞으로는 최소한의 의식주조차 유지하지 못하는 이들을 위해 다양한 방향으로 지원을 넓혀야 한다고 보는 이유다.

김재윤 한국다문화연대 이사장
[한국다문화연대 제공]

그는 "가장 중요한 것은 도움의 주체가 일부 단체 관계자에서 일반 시민으로까지 확대돼야 한다는 사실"이라며 "단순히 후원금을 내는 것으로 그칠 게 아니라 각자 특기를 활용해 재능 기부하는 방식으로 확대해 나가고 싶다"며 밝혔다.

28일 경기도 고양에서 열린 '2020 전국 다문화가족 배드민턴 대회'에 응급 의료진으로서 참가하는 그는 "다문화 구성원이 그간 쌓였던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는 잔치가 되길 바란다"며 "내년에 대회가 열릴 때는 코로나19가 종식돼 더 많은 이들이 긍정적인 에너지를 얻어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shlamaze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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