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어도 모르면서 해외 파견된 세종학당 한국어 교원 무려 30%
외국어도 모르면서 해외 파견된 세종학당 한국어 교원 무려 30%
  • 강성철
  • 승인 2020.10.16 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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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어도 모르면서 해외 파견된 세종학당 한국어 교원 무려 30%

국회서 세종학당재단 파견 교원 인력 운용 지적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김승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세종학당재단의 해외 파견 교원 중 30%가 영어·현지어 양쪽 다 모르는 것으로 드라나 인력 운영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강성철 기자 = 외국인에게 한국어·한국문화를 전파하는 세종학당재단의 해외 파견 교원 30%가 영어와 현지어 둘 다 모르는 것으로 나타나 인력 운영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16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김승원 의원이 세종학당재단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159명의 전체 파견 교원 중 70%인 110명만 외국어를 구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반면 나머지 30%인 49명은 외국어 능력이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외국어를 할 수 있는 110명 가운데서도 영어 가능자가 62명에 달해 편중된 것으로 드러났다.

현지어 사용이 가능한 곳으로 교원을 적절히 배치한 것은 17.9%에 불과했다.

김 의원은 "76개국 213개 세종학당 가운데 비영어권 국가에서 근무하는 교원이 86.8%인 138명이며, 영어권 국가 교원은 21명에 불과하다"며 "영어 가능자를 필요보다 3배 이상 선발했는데 이는 현지에서 외국어 능력이 없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

그렇지만 재단은 교원 채용 시 현지 언어 구사자에게 가산점을 부여하지만 외국어 능력이 필수가 아니기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 의원은 "경제 발전·민주화·한류 등의 영향으로 해외에서 한국의 위상이 커졌고 한국어·한국 문화를 배우려는 수요가 커졌는데 우리의 준비 부족으로 기회를 살리지 못할까 우려스럽다"며 "상대의 언어와 문화 이해도가 높은 교원을 선발하거나 파견 전 충분한 교육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밖에 일본어 가산점을 받은 교원이 베트남이나 바레인으로 파견되고 인도네시아어 구사 교원은 베트남에, 중국어 특기자는 키르기스스탄에 배치되는 등 교원의 외국어 능력과 불일치하는 파견 사례도 8건인 것으로 파악됐다.

또 멕시코, 필리핀, 러시아 등 치안이 불안한 국가가 다수 포함된 지역에 여성 교원 26명을 단독 파견해 안전성 확보가 미흡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2022년까지 세종학당을 270개로 확대할 계획인 재단의 예산은 지난해 235억 원에서 360억원으로 늘었다. 예산이 대폭 늘었지만 임직원 수는 65명에서 3명만 증원됐다.

김 의원은 체계적인 교원 채용 시스템 구축 없이 무작정 학당 수만 늘릴 셈이라고 지적했고 재단 관계자는 증액된 예산에 비해 업무 수행 인력이 터무니없이 적다며 어려움을 호소했다.

wakar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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