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문화 전문가 "코로나19 이주민, '사회적 거리감' 심해질 우려"
다문화 전문가 "코로나19 이주민, '사회적 거리감' 심해질 우려"
  • 왕길환
  • 승인 2020.09.16 15: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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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존플랜 윤상석 소장, '2020 연합뉴스 다문화 포럼'서 주장
"다문화가족 서비스, 성과보다 안전·집단보다 개별화·사이버공간 유효"

다문화 전문가 "코로나19 이주민, '사회적 거리감' 심해질 우려"

공존플랜 윤상석 소장, '2020 연합뉴스 다문화 포럼'서 주장

"다문화가족 서비스, 성과보다 안전·집단보다 개별화·사이버공간 유효"

'2020 연합뉴스 다문화 포럼' 발표 및 토론 장면
사진 왼쪽부터 사회를 맡은 오윤자 경희대 아동가족학과 교수, 윤상석 공존플랜 소장, 김대선 원다문화센터 원장, 홍안나 전 역삼글로벌센터장, 이지훈 전주시 다문화가족지원센터장. [왕길환 촬영]

(서울=연합뉴스) 왕길환 기자 = 우리 사회 이주민들에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에서 보다 근본적인 문제는 '사회적 거리 두기'가 아니라 코로나19로 더 심해질 수 있는 '사회적 거리감'(Social Distance)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다문화 교육 컨설팅 기관인 '공존플랜'의 윤상석 소장은 16일 오후 서울 종로구 연합뉴스 빌딩 17층에서 열린 '2020 연합뉴스 다문화 포럼'에서 "초창기 '우한 폐렴'이라는 용어가 등장했을 때 인터넷 여론은 중국과 중국인을 무분별하게 적대시했다"고 상기시키며 이같이 말했다.

윤 소장은 "우리 사회에 손님이 아니라 이웃으로, 가족으로, 직장 동료로 사는 다양한 배경의 사람과 어떤 맥락에서 만나느냐에 따라 상호 이해와 관계가 달라진다는 것을 잊지 않았으면 한다"며 "사회적 거리 두기와 별개로 사회적 거리감을 조금이라도 줄이고, 시간이 걸릴지라도 우리는 각자 무엇을 해야 하는지 진지하게 성찰했으면 한다"고 부탁했다.

미국의 보가더스 교수 연구팀이 50여 년에 걸쳐 정립한 개념인 '사회적 거리감'은 자국민의 이민자 집단 심리적 척도로 사용된 개념이다.

윤 소장은 "사회적 거리감은 각자의 경험과 맥락에 따라 달라지는데, 한국인의 경우 남성보다 여성이, 연소자보다는 고령이, 교육 수준이 높을수록 다른 국가 국민의 사회적 거리감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코로나19 상황에서 우리는 다문화 가족의 취약점이 무엇인지 파악해 비대면 교육과 상담 등 상황에 대응한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박경은 한국건강가정진흥원 본부장은 앞서 '다문화 가족의 코로나19 적응과 가족 서비스 제공 과제'라는 주제의 발표에서 "코로나 19로 다문화 가족이 겪는 복합적인 문제들도 단순히 사회적 거리 두기에 따른 것이라기보다는 그보다 더 은밀하게 먼저 작용하는 사회적 거리감으로 인한 것일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원불교 교무인 김대선 원다문화센터 원장은 패널 토론에서 "코로나19로 다소 무관심의 대상이 됐던 다문화가정을 수용하고 함께 나아가는 안정적 성장과 신뢰가 있을 때 한국 사회는 더 성숙하고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다문화 정책이 제대로 정책적 효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정부의 노력과 함께 지역 공동체 중심의 적극적인 관심과 협조, 진정한 이웃으로 받아들이고 더불어 살아가고자 하는 사고의 전환, 즉 의식 전환의 확산이 무엇보다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이지훈 전주시 다문화가족지원센터장은 "코로나시대 다문화가족 서비스는 성과보다 안전을, 집단보다는 개별화를, 실제 공간보다 사이버공간을 중시하고 있다"며 "한국건강가정진흥원과 각 현장의 거점센터, 다문화센터는 새롭고 다양한 시도를 해서 다문화가족이 우리 사회에서 안정적으로 잘 성장할 수 있도록 도와야만 할 것"이라고 말했다.

코로나19로 참석자를 최소화한 가운데 온라인 중계로 연 '2020연합뉴스 다문화포럼'
[왕길환 촬영]

ghw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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