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영화·웹툰 보며 '한국어 능력자' 미얀마 여대생 메이 뚜 나잉
K-영화·웹툰 보며 '한국어 능력자' 미얀마 여대생 메이 뚜 나잉
  • 왕길환
  • 승인 2020.06.30 09: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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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어말하기대회 대상 수상…한국 연예기획사 근무도

K-영화·웹툰 보며 '한국어 능력자' 미얀마 여대생 메이 뚜 나잉

한국어말하기대회 대상 수상…한국 연예기획사 근무도

메이 뚜 나잉 미얀마 양곤대 재학생
[본인 SNS 캡처, DB 및 재판매 금지]

(서울=연합뉴스) 왕길환 기자 = 한국어를 잘하는 외국인을 보면 친근감이 생긴다. 방송에 출연하는 연예인보다 젊은이들이 잘하면 더 그렇다. '어디서 어떤 이유로 배웠을까'라는 궁금증이 곧바로 생기는 것은 그 '친근감' 때문일 것이다.

미얀마 양곤대 식품화학과에 재학하는 메이 뚜 나잉(23) 씨는 현지에서는 한국어를 가장 유창하게 잘하는 젊은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2018년 주미얀마한국대사관이 주최한 한국어말하기대회에서 대상을 차지했기 때문이다.

한국어능력시험(TOPIK) 4급 보유자다. 이 자격은 한국학대학원 일반 학과에 외국인 입학 기준이며 석·박사에 응시하면 전액 장학금을 받는다. TOPIK의 최고 단계는 6급이다.

메이 뚜 씨는 한국어 말하기, 쓰기가 자유로울 정도다. 30일 연합뉴스와의 전화통화와 사회적관계망서비스(SNS)로 가진 인터뷰도 막힘이 없었다.

그는 "한국어는 어렵지 않아요. 3년 전 대상을 받을 때 보다 지금은 더 한국어실력이 좋아졌어요"라며 "미얀마에 진출한 한국 회사에서 통·번역 일을 하면서 한국어가 재미있어지고 늘었다"고 말했다.

그는 학업을 하면서 JBJ엔터테인먼트에서 회장 비서실 통·번역자로 근무했다. 무역업도 하는 이 회사에서 한국 사람들이 어떻게 직장생활을 하는지, 문제 해결을 어떻게 하는지 보고, 많은 것을 배웠다고 했다.

특히 한국과 미얀마가 공동제작한 영화 '구름위에 꽃' 촬영 현장에서도 통·번역 일을 맡았다. 이 영화는 지난해 말 양곤의 한 극장에서 VIP 시사회를 열었지만, 국내 개봉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탓에 되지 못하고 있다.

"촬영 현장에서 한국의 문화, 예술, 촬영 시스템과 기술 등을 더 알았고, 많은 경험을 했어요. 또 한국 시스템으로 직장 생활을 하면서 새로운 것을 보고 듣고 했죠. 한국 사람들과 함께 일하는 것이 재미있었어요. 특히 모르는 한국어 단어도 배우다 보니 통역 스케일도 더 확장돼 기쁩니다."

코로나19 여파로 두 달 전 회사를 나온 그는 다시 TOPIK 5급 시험에 도전하고 있다.

그가 한국어에 관심을 가진 것은 미얀마에 진출한 한국 기업이 많다는 것을 알고부터다. 이들 회사에 취업해야겠다는 생각에서 한국어 공부를 시작했다.

사설 학원에서 말하기, 쓰기, 문법을 배우면서 한국 드라마를 보고, K-팝을 들으면서 익혀나갔다. 또 K-웹툰에도 푹 빠졌다. 실력은 쑥쑥 커나갔고 '한반도 평화'를 주제로 한 한국어 말하기대회에서 1등의 자리에 오를 수 있었다.

"어렸을 때부터 한국 드라마나 영화, 그리고 K-팝을 좋아했어요. 그러다 보니 처음부터 한국어는 낯설지 않았죠. 드라마를 많이 봐서 오히려 편하게 배웠습니다. 그리고 한국어는 미얀마어하고 문법과 쓰는 순서가 비슷합니다."

출장으로 한국에 와 보긴 했지만, 다시 여행으로 방한하고 싶다는 그는 서울의 시장을 돌아보고, 제주도를 가고 싶으며 대학 캠퍼스도 구경하고 싶다고 했다.

그는 "대학을 졸업하면 전공을 살려 식품 제조업에서 일할 계획이며 앞으로 자신의 브랜드로 식품도 만들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ghw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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