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58% "이민이 국가 발전에 기여"…2년 전보다 12%P↑
국민 58% "이민이 국가 발전에 기여"…2년 전보다 12%P↑
  • 이희용
  • 승인 2020.04.23 0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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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 생각했다는 응답 대폭 줄어…"첫 번째 한국인 요건은 국적"
'교과서에 재외동포 수록' 64% 찬성…외국인에 대한 편견은 증가

국민 58% "이민이 국가 발전에 기여"…2년 전보다 12%P↑

이민 생각했다는 응답 대폭 줄어…"첫 번째 한국인 요건은 국적"

'교과서에 재외동포 수록' 64% 찬성…외국인에 대한 편견은 증가

'재외동포 중·고생 모국 연수'에 참가한 각국 동포 학생들이 2019년 7월 18일 충남 천안 독립기념관 겨레의 집 앞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이희용 기자 = 국내에 거주하는 우리나라 사람의 57.7%는 국민의 해외 이민이 국가 발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재외동포재단(이사장 한우성)이 나우앤퓨처에 의뢰해 지난해 12월 9∼27일 전국의 19세 이상 성인 남녀 1천 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재외동포에 대한 내국인 인식조사'에 따르면 '해외 이민이 국가 발전에 미치는 영향'을 묻는 항목에 3.6%는 '매우 좋은 영향을 미친다', 54.1%는 '어느 정도 좋은 영향을 미친다'고 대답했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

'매우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와 '별로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는 답변은 각각 1.2%와 7.0%에 그쳤다. 긍정적 응답률은 2017년 조사 때의 45.4%와 2013년 46.4%에 비해 10% 포인트 이상 높았다. 부정적 응답률 합계 8.2%도 2017년(10.0%)과 2013년(13.9%)보다 낮게 나타났다.

해외 이민이 국가 발전에 미치는 영향. (단위 %) [재외동포재단 제공]

'평소 이민을 고려한 적이 있는가'란 물음에는 16.2%만이 '있다'고 대답했다. 2017년 같은 질문에 38.0%가 '있다'고 대답한 것보다 21.8% 포인트나 줄어든 수치다.

이민을 고려한 이유로는 '가족의 교육 문제'(33.3%), '한국 내 삶에 대한 불만'(24.1%), '새로운 기회 발견'(15.4%), '해외 취업'(12.4%), '외국 동경'(12.4%), '국내 환경 오염 불만'(1.2%), '해외 투자'(0.6%), '정부 불만'(0.6%)을 들었다. 2017년 조사 때는 '한국 내 삶에 대한 불만'이 40.4%로 가장 높았고 '새로운 기회 발견'(19.2%)과 '가족의 교육 문제'(16.3%)가 뒤를 이었다.

가장 이민 가고 싶은 지역으로는 69.1%가 미국·캐나다를 꼽았다. 나머지는 유럽(12.3%), 오세아니아(9.9%), 아시아(4.3%), 일본, 중남미(이상 1.9%), 러시아 등 독립국가연합(CIS)(0.6%) 순이었다.

해외 이민을 고려한 이유. (단위 %) [재외동포재단 제공]

'진정한 한국인이 되기 위한 가장 중요한 요소'를 묻는 항목에서는 '대한민국 국적'을 꼽은 응답자가 38.2%로 가장 많았다. 다음은 '부모 또는 조부모 혈통'(28.0%), '한국인이라는 자부심·의식'(24.7%), '한국어 사용'(6.9%), '국내 거주'(2.2%) 순이었다. 2013년과 2017년 조사 결과와 비교하면 국적과 혈통을 중시한 응답자가 늘어난 반면 자부심·의식을 꼽은 응답자는 줄었다.

우리 민족 역사를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응답자는 75.9%에 이른 반면 부끄럽다고 대답한 응답자는 0.5%에 그쳤다. 평소 한민족이라는 생각을 자주 한다는 응답은 32.5%로 예년보다 늘었다. 63.8%가 '한민족이라는 사실에 긍지를 갖고 있다'고 대답했다.

진정한 한국인이 되기 위한 요소. (단위 %) [재외동포재단 제공]

현행 재외동포재단법은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외국에 장기체류하거나 외국의 영주권을 취득한 사람'(재외국민)과 '국적에 관계없이 한민족의 혈통을 지닌 사람으로서 외국에서 거주ㆍ생활하는 사람'을 재외동포로 정의하고 있다. 그러나 국민의 인식은 다소 다르게 나타났다.

재외동포로 인식하는 비율은 '대한민국 국적을 갖고 외국에 거주하는 국민(영주권자 포함)'(80.3%), '중국·구소련·일본 등 일제강점기에 자의 또는 타의로 이주한 사람과 그 후손'(71.4%), '대한민국 국민이었다가 외국 국적을 취득한 이민자(시민권자 포함)'(71.1%), '외국에서 태어나 자라서 한국어를 전혀 모르는 재외동포 2·3세'(59.6%), '어릴 때 외국으로 입양돼 한국과 한국어를 잘 모르는 한인 입양인 및 그 후손'(54.7%)의 차례였다. 현행법에 따르면 이들 모두 재외동포에 포함된다.

재외동포로 인식하는 범위. (단위 %) [재외동포재단 제공]

'재외동포를 한민족으로서 동질감을 느끼고 있는가'란 물음에는 74.7%가 '그렇다'고 대답했고, '재외동포들이 한민족이라는 소속감을 갖고 있다고 생각하는가'란 질문에는 긍정적 응답률이 67.7%였다. '재외동포에 친근감을 느낀다'는 응답은 67.0%, '재외동포와 정치·경제적 신념과 감정을 공유한다'는 응답은 65.8%로 집계됐다.

'재외동포를 전반적으로 호감있게 생각한다'는 응답은 90.3%로 비교적 높게 나타났다. 호감도를 거주국별로 보면 미국·캐나다 동포가 44.0%(1순위만 집계)로 가장 높았고 나머지는 유럽(20.9%), 중국(10.9%), 일본(7.8%), 아시아(7.4%), 오세아니아(4.1%), CIS(3.3%), 중남미(0.9%), 아프리카(0.7%) 순이었다. 1순위, 2순위, 3순위 응답을 합치면 중국·일본·아시아 차례가 아시아·일본·중국 차례로 바뀐다.

'평소 재외동포에 관심이 있다'는 응답은 55.8%에 그쳤다. 재외동포가 국내에 장기체류 혹은 정착하는 것을 놓고는 찬성과 반대가 각각 37.2%와 7.2%로 나타났다. 55.6%는 '사안에 따라 다르다'고 대답했다.

중국동포(조선족)의 부정적 인식(31.9%)이 긍정적 인식(26.8%)보다 높았다. CIS동포(고려인)에 대해서는 각각 24.6%와 23.2%로 오차범위 이내였다. 이들의 국내 취업에 관해서도 조선족보다 고려인에게 더 수용적인 태도를 보였다.

거주국별로 본 재외동포에 대한 호감도. (단위 %) [재외동포재단 제공]

'재외동포가 한국 발전에 기여한다'는 응답은 49.9%로 2017년(46.0%)보다는 높았지만 2013년(56.3%)에 비해서는 낮았다. 부정적 응답은 2013년 13.2%, 2017년 11.7%, 2019년 9.0%로 낮아지는 추세를 보였다.

항목별로는 독립운동(65.3%), 국내 기업의 해외 진출(55.2%), 한국 위상 변화(55.1%), 한국 이미지 개선(50.3%) 순으로 재외동포가 기여한다고 응답했다.

통일과 관련한 재외동포의 중요한 역할로는 '통일의 우호적인 국제여론 조성'(39.9%), '경제적 협력을 포함한 남북교류 협력 활성화'(26.7%), '남북관계 중재자'(22.0%), '북한 주민 의식 변화 촉진'(11.4%) 등을 꼽았다.

재외동포의 대한민국 발전 기여도.(단위 %) [재외동포재단 제공]

교육과정과 교과서에 재외동포 관련 사항을 제기하는 것에 대해서는 63.7%가 필요하다고 대답했고 불필요하다는 응답은 6.4%에 그쳤다. 재외국민 참정권 부여에 관한 찬반 의견은 71.3%와 28.7%, 재외동포기본법 제정에 는 52.3%와 3.8%를 각각 나타냈다.

내국인의 재외동포 인식 제고를 위한 효과적인 교육 방법으로는 '재외동포와 만남 기회 확대'(41.9%), '재외동포 이해교육 활동 홍보'(28.0%), '교환학생 프로그램 지원'(20.4%), '정규 교과과정에 수록'(9.7%)을 꼽았다.

초등학교 6학년 2학기 국어 교과서에 도산 안창호 선생의 연설을 싣고 그를 '조선 말기와 일제강점기에 활동한 재외동포 독립운동가이자 교육자'라고 소개해놓았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국제결혼을 할 의향이 있다는 미혼 응답자는 30.0%로 2년 전 34.3%보다 다소 낮아졌다. 가족 구성원의 국제결혼에도 반대(36.9%)가 찬성(30.2%)보다 많았고, 반대하는 비율도 2년 전 22.4%보다 높아졌다.

'3년 계약으로 입국해 체류하는 외국인 노동자를 한국 구성원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가'란 물음에는 39.5%만이 '그렇다'고 답했고 나머지는 부정적이었다.

'한국인은 외국인·외국문화에 대해 폐쇄적이고 차별적인 편'이라는 인식에 동의하는 비율(61.4%)과 '외국인의 출신국에 따른 편견이 있는 편'이라는 인식에 동의하는 비율(59.5%)도 예년 조사 때보다 높게 나타났다.

'국내 거주 외국인 증가에 따른 편견이 있다'고 응답한 비율도 54.9%에 달해 경기 침체와 취업난, 2018년 제주 입국 예멘인의 대거 난민 신청, 주요 선진국의 반이민 정책 등으로 국민의 다문화 수용성이 후퇴하는 경향을 보였다.

외국인의 출신국에 따른 편견. (단위 %) [재외동포재단 제공]

나우앤퓨처의 안준택 연구1팀장은 "재외동포 인식은 비교적 긍정적이지만 재외동포 이해도는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학생을 포함한 국민에게 재외동포의 올바른 인식을 심어주고 내국민과 재외동포가 서로 이해하는 기회를 제공하는 노력을 적극 추진해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heey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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