前탁구 국가대표 출신 엄마 둔 뉴질랜드 국가대표 바리스타
前탁구 국가대표 출신 엄마 둔 뉴질랜드 국가대표 바리스타
  • 왕길환
  • 승인 2020.04.01 09: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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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승훈씨, 라떼 아트대회서 연속 우승…세계대회 출전권 획득
"바리스타도 운동선수처럼 꾸준히 반복 연습해야…꼭 우승할것"

前탁구 국가대표 출신 엄마 둔 뉴질랜드 국가대표 바리스타

채승훈씨, 라떼 아트대회서 연속 우승…세계대회 출전권 획득

"바리스타도 운동선수처럼 꾸준히 반복 연습해야…꼭 우승할것"

뉴질랜드 국가대표 바리스타 채승훈 씨
[본인 제공]

(서울=연합뉴스) 왕길환 기자 = 대한민국 탁구 국가대표 출신인 엄마를 둔 아들이 뉴질랜드를 대표하는 바리스타가 됐다.

1981년부터 4년 동안 한국 국가대표 탁구 선수로 당시 세계랭킹 29위였던 김정미(56) 씨는 은퇴 후 오클랜드시 팀에서 선수 겸 코치로 스카우트 제의를 받고 2005년 가족과 함께 이민했다.

이민 당시 중학생이었던 그의 아들 채승훈(28) 씨는 뉴질랜드를 대표하는 바리스타로 성장했다. 현지시간으로 3월 1일 열린 '2020 뉴질랜드 메도우 프레쉬 라떼 아트 챔피언십'에 출전해 1위를 차지했다.

채 씨는 지난해에 이어 2연패를 했고, 10월 15∼17일 폴란드 바르샤바에서 열릴 세계대회에 뉴질랜드를 대표해 출전한다.

그는 1일 연합뉴스와의 이메일 인터뷰에서 "6개월여 남은 세계대회를 열심히 준비해 꼭 우승하고 싶다"며 "부모님이 지어준 대로 한문 이름값(나라 蔡, 오를 昇, 공 勳)을 하며 살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채 씨는 지난해 6월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2019 세계 라떼 아트 챔피언십'에도 뉴질랜드 국가대표로 출전해 42개국 선수들과 겨뤄 22위의 성적을 거뒀다. 당시 대회 준비 기간이 짧았기도 했지만, 각국 경쟁자들의 실력이 워낙 탄탄해 역부족을 실감했다고 한다.

라떼 아트 대회에서는 커피의 예술적인 표현, 즉 디자인과 창의성을 비롯해 추출 기술, 서비스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한다.

채 씨는 세계대회 경험을 토대로 연습을 거듭해 올해 뉴질랜드 대회에서 2등과 무려 55점의 격차로 우승했고, 세계대회 1등도 넘보고 있다.

뉴질랜드 대회 우승자에게는 트로피와 커피 그라인더(분쇄기)를 주고, 세계대회 출전권과 부상으로 대회 경비, 숙식비를 지원한다. 또 세계대회에서 1등을 하면 1년 동안 각국에서 열리는 커피 이벤트에 참여하는 특전이 주어진다.

그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대유행으로 세계대회가 4개월 미뤄져 준비를 더 할 수 있게 됐다"며 "정상에 올라 힘든 시기를 보낸 한국인들에게 희망을 주고 싶다"고 말했다.

국가대표 선발전에 참가한 바리스타 채승훈 씨
[본인 제공]

오클랜드공대(AUT) 호텔경영학과에 입학했지만, 적성에 맞지 않아 그만둔 그가 커피에 관심을 가진 것은 2014년 지인의 소개로 국내 한 커피 연구소에서 인턴십을 하면서부터다.

자연스럽게 바리스타가 되기로 마음먹은 그는 다시 뉴질랜드에 돌아와 커피 회사에 들어갔다. 매니저로 근무하면서 2017년부터 뉴질랜드 대회에 참가했고, 3등, 4등을 차지하다가 지난해 챔피언에 올랐다.

"어머니의 유전자 탓인지 운동이 좋았어요. 초등학교 때 야구 선수를 했었죠. 라떼 아트 대회가 요구하는 미적, 예술적인 감각은 없었습니다. 하지만 운동선수처럼 꾸준히 반복 연습을 해야 하는 바리스타 대회는 제게 딱 맞는 도전이었습니다"

채 씨는 "끝과 답이 없는 게 커피의 매력"이라며 "패션에 트랜드가 있듯이 커피도 트렌드가 있고, 세계 유명 바리스타들이 새롭고 색다른 방법을 찾아내면 그것을 배우고 실행하면서 재미를 느낄 수 있는 것 또한 커피에 빠져드는 이유"라고 소개했다.

뉴질랜드 국가대표인 그는 선수 양성에도 관심이 있다. 초보자부터 선수까지 자신이 쌓은 경험과 실력을 전수하겠다는 소망을 품고 있다.

그는 "어느 분야에서든 끊임없는 노력을 하면 배신하진 않는다. 뻔한 이야기일 수 있지만 라떼 아트의 결과는 연습량에 비례한다"고 후배들에게 조언했다.

뉴질랜드 대회 우승후 가족과 함께 기념촬영한 장면
사진 오른쪽부터 어머니 김정미씨, 형 계현 씨, 아버지 채현정씨. [본인 제공]

ghw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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