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소독제 제조판매 호주동포 박성만씨 "한민족, 위기속 더 빛나"
손소독제 제조판매 호주동포 박성만씨 "한민족, 위기속 더 빛나"
  • 왕길환
  • 승인 2020.03.25 0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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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니 오스트레일리아' 경영…한인사회·고국에 손소독제 기부

손소독제 제조판매 호주동포 박성만씨 "한민족, 위기속 더 빛나"

'시니 오스트레일리아' 경영…한인사회·고국에 손소독제 기부

호주동포 박성만 회장
[본인 제공]

(서울=연합뉴스) 왕길환 기자 = "많은 동포가 손 소독제를 구하기 어렵다고 하길래…, 앞으로도 티내지 않고 조용히 돕고 싶습니다"

제약·건강식품·화장품 제조·판매 회사인 '시니(SINI) 오스트레일리아'를 운영하는 호주동포 박성만(54) 회장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사태로 손 소독제를 만들어 판매하느라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가운데서도 동포사회와 고국을 생각하는 마음이 가득하다. '시니'는 중국어 시드니의 발음으로, 17년 전 창업 당시 중국 시장을 겨냥하면서 고객에 친근하게 다가가기 위해 차용했다.

박 회장은 25일 연합뉴스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코로나19로 한인사회가 침체했지만 조금이나마 위로를 주고 싶어 손 소독제 생산에 많은 인력을 투입해 일자리 창출에 나서고 있다"며 "한인들이 손 소독제를 어려움 없이 살 수 있도록 계속 제품을 공급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코로나19로 방역 물품이 부족한 고국을 돕겠다며 손 소독제 5천개(약 1천900만원)를 최근 시드니 한인회에 기부했다. 이 물품은 대한적십자사를 거쳐 국내에 배포됐다.

지난달 말에는 시드니 한인 밀집 지역에 손 소독제 2천개(약 800만원)를 무료 배포했다.

13년 전부터 손 소독제를 제조·판매한 '시니'는 최근 한 달 동안 55만개를 판매했다. 그러나 현재 밀린 주문량은 100만개가 넘는다고 했다.

박 회장은 "이전에 유행했던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사스)과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의 위기를 극복한 경험을 토대로 코로나19의 위험성을 미리 감지해 1월 초부터 대량 생산을 준비했다"며 "하지만 넘치는 수요로 인해 현재 부자재와 알코올의 수급이 많이 어려워진 상태"라고 전했다.

2월부터 중국인과 한국인의 입국을 금지해 '시니'의 거래처 60%가 막힌 상태. 이런 가운데서도 그는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무엇인가에 집중했다"며 "손 소독제의 빠른 공급을 위해 모든 부자재를 항공편으로 들여오고, 수출도 항공편으로 전환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면돌파로 승부하고 있지만, 항공편도 계속 끊어지고 있어 그는 답답해하고 있다.

"호주에 이민한 지 38년 넘었어요. 어릴 때 와서 잘은 모르지만, 한민족은 여러 위기 속에서도 하나가 돼 지혜롭게 해결책을 찾아 극복해내는 민족이라고 들었습니다. 지금 코로나19 역경도 서로 돕고 화합한다면 이겨낼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런 모습을 바라보는 것이 해외에서 사는 재외동포들의 자부심이자 힘의 원동력입니다"

중학교 졸업 후 부모와 함께 호주에 이민한 박 회장은 현지 대학 졸업 후 건강식품 유통업체에 들어가 영업팀장까지 승진했지만, 과감히 그만두고 여러 개인사업을 하다 2003년 호주인이 운영하던 회사를 인수해 '시니'를 창업했다.

시드니 서부 민친버리에 3천㎡규모의 제조공장을 둔 이 회사는 '시니 케어'라는 브랜드로 150여개 건강식품, 화장품 제조·공급, 손 소독제 제조·판매 등으로 연간 3천∼4천만 달러(218억∼290억원)의 매출을 올린다. 호주 테라피 시장에서 10위권의 회사로 성장했다.

박 회장은 "동포 2세와 워킹홀리데이 방문자, 호주 대학 졸업생들이 '가장 가고 싶어하는 기업'으로 만들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ghw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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