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거주 고려인 70% 한국어 실력 '초급' 수준 이하"
"국내 거주 고려인 70% 한국어 실력 '초급' 수준 이하"
  • 류일형
  • 승인 2020.03.17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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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인지원센터 미르 설문조사…'가장 어려운 점'은 '한국어 문제'

"국내 거주 고려인 70% 한국어 실력 '초급' 수준 이하"

고려인지원센터 미르 설문조사…'가장 어려운 점'은 '한국어 문제'

(서울=연합뉴스) 류일형 기자 = 국내에 거주하는 고려인 가운데 70%의 한국어 실력이 '완전 초급' 또는 '초급'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고려인 청년들, 국내 거주 고려인 대상 미용 봉사
[연합뉴스 자료사진]

'고려인지원센터 미르'(센터장 김승력)가 지난해 10월부터 12월까지 고려인 밀집 거주지역인 경기도 안산시 고려인 306명을 대상으로 일대일 면접방식으로 조사한 결과 이 같이 집계됐다고 17일 밝혔다.

'한국에 살면서 가장 어려운 점'을 꼽으라는 질문에 '한국어 문제'라는 답변이 38.2%로 가장 많았으며 '일자리 문제'(34.9%), '자녀교육 문제'(9.3%), '체류 관련 문제'(5.6%) 등의 순이다.

'일하는 데 큰 어려움'이 무엇이냐는 질문(복수응답)에도 '한국어 의사소통 어려움'(41.9%)이 최다였으며 '적은 임금'(22.0%), '노동강도'(16.6%), '차별'(8.7%) 등이 그 뒤를 따랐다.

'자녀교육과 관련한 어려운 점'에 대해서도 '자녀의 한국어 능력 향상'(34.8%), '교육비용'(33.5%), '안심하고 자녀를 맡길 보육 돌봄 공간'(9.0%) 등 순으로 응답했다.

반면 '본인의 한국어 실력' 질문에는 전체의 65.7%가 '완전 초급'이라고 대답했다. 5.6%가 '초급', 24.2%가 '보통', 4.6%가 '중상급'이라고 각각 응답한 반면, '상급'이라고 답한 사람은 없었다.

'한국에 오기 전 한국어 공부 여부'를 묻는 말에는 '공부한 적이 없다'는 응답자가 74.5%였고, '현재 한국에서 한국어 교육을 받고 있는지' 질문에는 37.2%만 '그렇다'고 답해 한국어 교육 환경이 매우 열악한 것으로 나타났다.

남성 고려인들의 직업은 52.5%가 '단순 노무', 33.3%가 '공장 노동자'였다.

월 평균 임금은 200만∼250만원이 31.7%로 가장 많았고, 100만∼150만원(23.7%), 150만∼200만원(23.4%), 250만∼300만원(9.7%) 등 순이다. 대부분 고려인이 저임금의 육체 노동을 하고 있는 셈이다.

김승력 센터장은 "고려인들은 구 소련 체제하에서 러시아어를 공용어로 사용해왔고, 독립한 후에도 우즈베키스탄의 경우 우즈벡어를 공용어로 채택했기 때문에 한국어를 배우고 사용할 기회가 거의 없었다"면서 "고려인을 대상으로 한 한국어 교육 프로그램이 대폭 확대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작년 말 현재 국내에 거주하고 있는 고려인은 8만2천630명이다.

ryu625@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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