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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아동권리보장원 해외입양인 친가족을 찾아드립니다.
60대에도 친부모가 사무치게 그리운 美입양한인 수산 해리스 씨
1959년 6월 두살때 길에서 발견…입·가슴·등에 흉터
2020. 04. 19 by 왕길환

60대에도 친부모가 사무치게 그리운 美입양한인 수산 해리스 씨

1959년 6월 두살때 길에서 발견…입·가슴·등에 흉터

 

 

입양 당시(왼쪽)와 현재 모습
[아동권리보장원 입양인지원센터 제공]

 

(서울=연합뉴스) 왕길환 기자 = "제가 누구인지 알고 싶어 친부모를 찾고 있습니다. 두 분이 돌아가셨다면 친척만이라도…"

미국에 입양된 한인 수산 해리스(한국명 김현휘·61) 씨는 환갑을 넘긴 나이에도 핏줄을 이어보려고 애쓰고 있다.

해리스 씨는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심정으로 최근 아동권리보장원 입양인지원센터에 보낸 사연에서 "나이가 들어가면서 친가족을 찾을 확률은 점점 낮아진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저와 제 아이들을 위해서라도 꼭 찾아야만 한다"고 절박한 마음을 표현했다.

그는 "제 아이들이 한국에 친척이 있다는 사실을 알려주고 싶은 마음도 있다"고 말했다.

19일 입양 기록 등에 따르면 해리스 씨는 1959년 6월께 걸음마를 배워 아장아장 걷던 두 살 때 어딘지는 모르지만, 길거리에서 발견됐다고 한다. 같은 해 6월 16일 가톨릭교회 수녀가 입양기관인 홀트아동복지회에 맡겼다.

생년월일은 '1957년 7월 28일', 한국 이름은 '김현휘'로 적혀 있지만, 입양기관에서 추정하고 지어준 것으로 그는 짐작하고 있다.

당시 입 주변과 가슴, 등에 흉터가 있었다고 한다. 폐에서 음영이 보여 미국에 도착하자마자 덴버 사니타리움 병원에 이송돼 진료를 받았고, 두 달이 지나 결핵이 없다는 판정을 받았다.

6살 때 귀 대수술을 했고, 이 후유증으로 현재 오른쪽 귀가 잘 들리지 않으며 지금도 근시(近視)가 심하다. 안과 의사는 친부모로부터 유전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고 한다.

아칸소주 감리교 목회자 가정에 입양된 그는 5명의 친자녀와 한국에서 입양된 여자아이와 함께 살았다. 9살 때 양아버지가 심장 마비로 세상을 떠나 양어머니와 살았지만, 오빠와 언니들 보살핌 속에 행복하게 살았다고 한다.

사춘기 시절부터 '내 친부모는 누구일까'를 고민하며 정체성 혼란을 겪었지만, 양어머니가 '절대 친가족을 찾을 수 없다'는 말에 더 슬펐다고 토로했다.

대학 졸업 후 독립하면서 찾은 한인 교회에서 한식을 처음 먹었고, 이후 김치를 즐겨 먹었다고 한다.

3명의 자녀를 둔 그는 10년 전 아들과 함께 모국을 처음 찾았고, 지금까지도 꾸준히 친부모와 가족 찾기에 나서고 있다.

ghw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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