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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01]해외서 길찾은 청년들
[해외서 길찾은 청년들] ① 해외취업 5년 만에 3.6배↑
지역 선호도 미주-유럽-일본-중국-동남아 순
"철저한 준비 필요…현실 다를 수 있어, 장밋빛 전망 금물"
2020. 01. 01 by 강성철

[해외서 길찾은 청년들] ① 해외취업 5년 만에 3.6배↑

지역 선호도 미주-유럽-일본-중국-동남아 순

"철저한 준비 필요…현실 다를 수 있어, 장밋빛 전망 금물"

 

[※ 편집자 주 = 최근 청년들의 구직난이 심각한 사회문제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이에따라 해외에서 일자리를 구하려는 젊은이들도 갈수록 증가하고 있습니다. 한편으로는 일찌감치 해외에 진출해 성공한 청년들의 사례도 있습니다. 연합뉴스는 해외취업 현황·성공 사례와 함께 해외일자리가 반드시 장밋빛 청사진만을 보장하는 것이 아니라는 전문가들의 조언 등을 담은 기획기사 총 4건을 일괄 송고합니다.]

 

 

산업인력공단, 건국대서 해외 취업 멘토링 개최
10월 2일 오후 건국대 새천년관 우곡국제회의장에서 열린 한국산업인력공단 주최 '2019 청년 해외 취업 그룹 멘토링'에서 대학생들이 해외 취업을 희망하는 국가별로 현지 기업 현직자 멘토로부터 멘토링을 받고 있다. [건국대 제공.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강성철 기자 = 장기 불황의 여파로 취업난이 가중되면서 청년들의 구직 동향에도 커다란 변화가 일고 있다.

국내에서는 갈수록 청년 일자리를 찾기 어려워지면서 실업률이 악화하고 있다.

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 한국경제연구원에 따르면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국가들의 청년고용지표를 분석한 결과 한국의 청년(15∼29세) 실업률이 지난해 9.5%로 세계 금융위기 당시인 2008년(7.1%)에 비해 2.4%포인트 상승했다.

같은 기간 OECD 평균은 10.4%에서 9.1%로 1.3%포인트 하락했다.

이에 따라 OECD 회원국 36개국 가운데 한국의 청년실업률 순위는 11위에서 22위로 떨어졌다.

10년 전엔 한국의 실업률이 OECD 평균보다 3.3%포인트 낮았는데 이젠 0.4%포인트 높아졌다.

한국의 청년실업률이 세계 금융위기 때보다 높아지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주요국과 반대로 움직인 셈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해외 일자리로 눈을 돌리는 젊은이들이 늘고 있다.

취업포털 인크루트의 올해 '하반기 취업트렌드' 설문조사 결과 1천118명 가운데 47.6%가 국내 취업이 안 되면 해외취업을 고려하겠다고 응답했다.

해외 취업을 생각하고 있는 지역(복수선택)으로는 미주가 33.5%로 가장 많았고, 유럽(23.9%), 일본(14.1%), 중국(13.7%), 동남아(12.2%) 순이다.

미주를 선호한 가장 큰 이유로는 '다양한 기회'(공평한 기회와 보상, 다양한 산업군과 한국보다 덜한 차별)라는 대답이 가장 많았고, 유럽을 선택한 가장 큰 장점으로는 '복지'(한국보다 나은 근무 환경과 여유로운 삶)를선택했다.

일본과 중국 희망자는 '접근성'을, 동남아 취업을 고려한 청년들은 '발전 가능성'을 각각 꼽았다.

산업인력공단의 연도별 취업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해외 취업자는 5천783명으로, 2013년 1천607명에 비해 3.6배 증가했다.

올해 전체 청년 취업인구가 399만명 가량인 점을 고려하면 아직까지 해외취업자 규모는 미미한 수준이지만 계속 늘어날 전망이다.

작년 해외취업자를 국가별로 구분하면, 일본(1천828명), 미국(1천380명), 싱가포르(405명), 호주(397명), 베트남(383명), 중국(198명) 등 순이다.

업종별로 보면 사무·서비스(3천567명), IT(정보기술·1천65명), 기계·금속(223명), 건설·토목(114명), 의료(95명), 전기·전자(74명) 등으로, 전문기술 보유자가 해외에서 상대적으로 일자리를 많이 찾았다.

다만 농림·어업과 단순 노무의 경우에는 해외 취업자가 거의 없었다.

 

'도전! 일본 취업'
7월 1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 콘퍼런스센터에서 열린 2019 K-Move 일본 취업연수단 발대식에서 지원자들이 허창수 회장 등과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정부도 우리나라 청년들의 해외 취업을 적극 장려하고 있다.

고용노동부·산업통상자원부·외교부·코트라·한국산업인력공단 등의 해외 진출 프로그램을 통합해 '케이무브(K-Move) 센터'를 구축해 체계적인 지원에 나서고 있다.

직무경력이 풍부하고 외국어 능력이 우수한 사람은 산업인력공단의 월드잡 사이트(www.worldjob.or.kr)에서 일자리를 쉽게 찾을 수 있다.

맞춤형 교육이나 해외 취업 연수 또는 인턴 프로그램을 활용해 해외 진출을 고려해볼 수 있다.

이 프로그램의 특징은 구직자가 최종 취업에 이르기까지 원스톱으로 지원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이다.

산업인력공단 관계자는 "개인별 맞춤형 정보를 제공하는 한편 해외일자리 지원 방법을 상담해주고 있는데 반응이 매우 좋다"고 전했다.

예전에는 해외 일자리가 생기면 여기에 맞는 청년을 취업시켜주던 방식에서 벗어나 우수한 인재를 먼저 확보한 후 구직자에게 맞는 기업을 맞춤형으로 소개해주는 '책임 알선제' 도입이 큰 효과를 거두고 있다는 이야기다.

정부기관외에 인크루트, 잡코리아, 건설워커, 미디어잡, 커리어, 사람인, 잡투게더, 동포경제인 단체인 세계한인무역협회(월드옥타) 등을 활용해 해외 일자리에 도전할 수 있다.

 

'케이무브 스쿨'로 해외 취업 나서는 청년구직자들
지난해 8월 21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 콘퍼런스센터에서 열린 '케이무브 스쿨 취업연수 발대식'에서 선발된 연수생들이 취업설명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그러나 해외취업이 장밋빛 청사진만을 제시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장기적으로 외국 기업문화와 현지화 등에 적응해야 하는 데 여기에 실패할 경우 조기에 퇴직 또는 귀국하는 이들도 적지 않기 때문이다.

산업인력공단이 지난해 케이무브로 베트남, 인도네시아, 아랍에미리트, 카타르, 독일에 취업한 22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취업 기업의 전반적인 만족도는 100점 만점에 56점에 불과했으며, 특히 해외취업을 다른 사람에게도 추천하겠다는 응답은 49%에 그치기도 했다.

구인공고와 실제 근로조건에 차이가 있다는 대답도 19%에 이르렀다.

박창규 글로벌잡센터 대표는 "해외 기업은 지원자의 '잠재능력' 보다 당장의 '직무능력'을 중시하므로 전공도 중요하고, 상당한 어학실력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며 "국가와 분야, 대·중소기업·공기업 등 취업하려는 대상을 확실하게 정해 철저히 분석하고, 해당 기업에 매달 '입사 지원서'를 보낼 정도의 노력과 끈기도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또 "정부의 '케이무브' 사업가운데 대학 졸업학년 또는 졸업생을 대상으로 교육을 시킨 후 해외취업을 연계해주는 '케이무브 스쿨'을 활용하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덧붙였다.

서미영 인크루트 대표도 "국내 인재들은 다른 아시아 국가 인재들과 비교하면 평균적으로 뛰어난 외국어 실력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자신감을 가질 필요가 있다"며 "월드잡이나 월드옥타 등을 활용해 해외 취업 정보와 성공 사례등을 충분히 숙지하고 나간다면 적응하는 데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wakar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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