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에 와야하니 목표는 2등" 웃음 가득찬 다문화배드민턴대회
"내년에 와야하니 목표는 2등" 웃음 가득찬 다문화배드민턴대회
  • 오수진
  • 승인 2019.08.31 16: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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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문화가족 600여명 셔틀콕 날리며 "행복한 축제" 즐겨

"내년에 와야하니 목표는 2등" 웃음 가득찬 다문화배드민턴대회

다문화가족 600여명 셔틀콕 날리며 "행복한 축제" 즐겨

모두 화이팅
(고양=연합뉴스) 오수진 기자 = 31일 제10회 전국 다문화가족 배드민턴 대회 참가 가족의 자녀가 코트에 앉아 경기를 관람하고 있다. [2019. 8.31]

(고양=연합뉴스) 오수진 기자 = "가르쳐준 대로! 그렇지! 바로 때려! 찬스 잡아!"

31일 제10회 전국 다문화가족 배드민턴 대회가 열린 고양시 일산서구 고양체육관에는 오후 늦은 시간까지 참가자들을 응원하는 목소리가 경기장을 가득 채웠다.

국가기간뉴스통신사 연합뉴스와 고양시체육회가 공동 주최한 이번 행사는 전국에서 모인 다문화 가족 600여명이 참가해 네트를 사이에 두고 프로 경기를 방불케 하는 열전을 펼쳤다.

참가자들은 대부분 이른 시간부터 대회장을 찾아 등록을 마치고 가벼운 몸풀기에 돌입했다.

가족 단위 참가자가 대부분이라 부모 손을 잡고 대회장을 아장아장 걸어 다니는 어린아이들도 많았다.

경기에 참여하지 못하는 아이들을 위해 경기장 곳곳에서는 에어바운스 어린이 놀이터, 종이접기 체험, 팝콘·솜사탕 부스 등 다양한 체험 공간이 마련됐다.

제10회 다문화배드민턴 대회 개막
(고양=연합뉴스) 김병만 기자 = 31일 경기도 일산 고양체육관에서 열린 '제10회 전국 다문화가족 배드민턴 대회'에서 참가 선수들이 경기를 하고 있다.

2019.8.31 kimb01@yna.co.kr

부모와 함께 대회 참가를 위해 전북 김제시에서 온 정다정(14)양은 "부모님은 부부 복식에 참가하시고 저는 유소년부 단식에 참여한다"며 "1등을 하면 다음 해에는 경기 출전을 못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내년에 또 오고 싶어서 제 목표는 2등"이라고 당차게 말했다.

자녀들과 함께 대회에 온 소베노 마사코(59·경기도 고양시 덕양구)는 "첫 번째 대회를 제외하고 2회 때부터 참여해 9년째 다문화가족 배드민턴 대회에 참가하고 있다"고 가족을 소개했다.

소베노씨의 아들 임홍민(26)씨는 "어머니와 함께 저도 3년째 대회에 오고 있다"며 "다문화 가족들이 다들 너무 즐겁게 참여하시는 것 같다"고 말했다.

종이접기 체험 부스를 찾은 다문화가족 배드민턴 대회 참가자들
(고양=연합뉴스) 강성철 기자 = 31일 열린 제10회 전국 다문화가족 배드민턴 대회 참가자들이 쉬는 시간을 이용해 종이접기 체험부스를 방문했다. [2019.8.31]

대회의 성공적인 진행을 위해 경기장 곳곳을 바쁘게 움직이는 자원봉사자들의 활동도 눈에 띄었다.

이번 대회를 주관한 한국다문화연대 김승우 사무국장은 "첫 대회 때부터 매년 자원봉사활동을 하고 있다"며 "참가자들의 수준이 점점 올라가고 있다는 걸 느낄 수 있다"고 전했다.

종이접기 봉사활동을 진행한 경기도 일산 동구 종이교육원 배혜진 원장은 "올해는 소원 비행기 행운 이벤트가 진행돼 종이접기 체험 부스를 찾는 가족이 지난해보다 훨씬 많이 늘었다"고 설명했다.

배 원장은 "첫해부터 행사를 지원하고 있는데 확실히 시간이 지날수록 엄마만 참여하는 집보다 아빠, 자녀와 함께 경기에 참여하는 가족이 많아지는 느낌"이라고 덧붙였다.

졸려도 응원은 계속
(고양=연합뉴스) 오수진 기자 = 31일 열린 제10회 전국 다문화가족 배드민턴 대회가 치러진 경기도 고양시 일산서구 고양체육관에서 치러진 부부 복식 결승전 모습. 대회 참가자들이 잠든 아이를 안고 결승 진출자들을 응원하고 있다 [2019.8.31]

10년째 치러지는 전국 다문화가족 배드민턴 대회는 참가자 규모와 경기 수준이 매년 성장 중이다.

선수들의 경기력이 향상된 만큼 종목별 준결승, 결승 경기에서는 긴 랠리가 이어졌고 이를 지켜보던 사람들의 환호성도 끊이지 않았다.

고양시다문화가족지원센터 배드민턴 자조모임 '고양시 세계로클럽' 회원인 이상원(57)씨는 회원이 참가한 여자 단식 준결승 경기를 지켜보며 "이번 대회에 참가하지는 않지만 동호회 회원들을 응원하기 위해 이곳을 찾았다"고 말했다.

경기에서 눈을 떼지 못하며 회원을 다독이던 이 씨는 떨리는 목소리로 "저도 아내가 필리핀인이라 클럽에서 활동하면서 매년 다문화 가족 배드민턴 대회를 찾고 있다"며 "회원들이 열심히 가르쳐준 대로 경기에 임해 좋은 성과를 거뒀으면 좋겠다"고 응원했다.

sujin5@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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