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러시아 볼고그라드에 고려인문화센터 문 연다
내달 러시아 볼고그라드에 고려인문화센터 문 연다
  • 이희용
  • 승인 2019.08.20 1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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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외동포재단·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굿네이버스 지원

내달 러시아 볼고그라드에 고려인문화센터 문 연다

재외동포재단·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굿네이버스 지원

러시아 볼고그라드의 고려인문화센터. 지난해 10월 매입 당시의 모습이며 현재 리모델링 공사가 진행 중이다.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 제공]

(서울=연합뉴스) 이희용 기자 = 러시아 남부관구 볼고그라드주의 주도 볼고그라드(옛 스탈린그라드)시에 고려인문화센터가 들어선다.

대북지원 비정부기구(NGO)인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상임공동대표 영담 외)은 지난해 10월 볼고그라드시 아방가르드나야 23번지의 3층 건물을 매입해 리모델링 공사를 벌이고 있으며, 오는 9월 28일 개관식을 열 예정이라고 20일 밝혔다.

375.5㎡(약 114평)의 대지에 들어선 고려인문화센터는 문화관, 도서관, 강의실 등을 갖추고 한글 교육, 문화 강좌, 풍물과 K팝 댄스 강습, 각종 모임 등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재외동포재단 기금 8만달러(약 9천700만원)를 확보했다.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과 국제구호개발 NGO 굿네이버스(회장 양진옥)도 각각 5만달러와 3만달러를 보탰다. 볼고그라드 고려인문화자치회 미리내(회장 김이고르)도 2만달러를 모금했다.

볼고그라드 고려인문화축제에서 고려인 후손들이 부채춤을 선보인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 제공]

볼고그라드주에는 1991년 소련 해체 이후 우즈베키스탄·카자흐스탄·키르기스스탄 등 중앙아시아 지역에 살던 동포(고려인)가 재이주해 현재 2만5천여명이 살고 있다.

이들은 대부분 농업에 종사하고 있으며, 토지 임대료 상승과 농산물 가격 하락으로 생활에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알려졌다.

열악한 여건 속에서도 고려인 청년들은 2005년 고려인문화자치회를 결성한 뒤 2009년 은하수란 뜻의 우리말 '미리내'로 단체명을 바꿨다.

미리내는 한글 교실을 열고 풍물팀 '천둥'을 운영하는가 하면 해마다 가을에 고려인문화축제를 마련해 한국 전통공연과 민속놀이를 펼치고 있다. 설(음력 1월 1일) 잔치, K팝 커버댄스 대회, 보육원 봉사 등도 진행한다.

그러나 자체 공간이 없어 건물 지하를 임대해 한글 교실을 열고 풍물팀은 강변 등을 전전해오다가 이번에 자체 공간을 갖게 된 것이다.

지난해 볼고그라드에서 열린 'K팝 커버댄스 경연대회'에서 입상자들이 앙코르 무대를 꾸미고 있다. [볼고그라드 고려인문화자치회 미리내 제공]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은 1999년 현지 조사를 시작으로 볼고그라드 고려인 돕기에 나서 한글학교 운영 지원, 불법체류자를 위한 법률구조센터 설치, 영농 자재 보급과 농업 기술 지원, 아동·노인 자매결연을 통한 후원 등을 해왔다.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 지원사업팀의 이영재 부장은 "고려인문화센터 건립을 계기로 미리내가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활동을 할 수 있게 됐다"면서 "이곳이 볼고그라드와 인근 지역 고려인 사회의 구심점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heey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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