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양주 한 병원서 낳은 후 사라졌대요. 그 엄마 보고싶어요"
"남양주 한 병원서 낳은 후 사라졌대요. 그 엄마 보고싶어요"
  • 왕길환
  • 승인 2019.08.12 14:4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재미 입양한인 캐서린 가젤 배어드씨, 친가족 찾기 나서

"남양주 한 병원서 낳은 후 사라졌대요. 그 엄마 보고싶어요"

재미 입양한인 캐서린 가젤 배어드씨, 친가족 찾기 나서

홀트아동복지재단에 맡겨졌을 때(왼쪽)와 이민후 강소영 씨 사진
[본인 제공]

(서울=연합뉴스) 왕길환 기자 = "제 친엄마는 1984년 4월 8일 경기도 남양주시 구리에 있는 서울의원에서 저를 낳은 후 사라졌답니다. 35년이 지난 지금, 저는 그 엄마가 궁금하고, 보고 싶습니다."

재미 입양한인 캐서린 가젤 배어드(한국명 강소영) 씨가 친부모를 찾고 있다. 그는 세차례 한국을 방문해 모은 출생 관련 자료와 찾는 이유를 담은 편지를 아동권리보장원(구 중앙입양원)에 보냈고, 연합뉴스는 12일 이를 입수했다.

배어드 씨는 "아직 친가족 찾기를 포기하지 않았다"며 "친부모를 생각할 때가 있고, 그럴 때면 친부모가 저를 그리워하는지 종종 궁금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비록 저는 인생의 어려움을 헤쳐오긴 했지만, 그래도 참 멋진 삶을 살았다"며 "이제 친가족을 찾아 제 삶이 더 채워졌으면 좋겠다"는 희망을 피력했다.

그는 입양 기록에 나와 있는 '강소영'이란 이름은 홀트아동복지재단에서 지어준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친엄마는 매우 가난했고, 건강도 안 좋은 상태였다고 들었어요. 게다가 저는 속눈썹이 안구에 붙어있는 상태로 태어났다고 해요. 그래선지 엄마는 저를 낳은 지 며칠 뒤 사라졌고, 병원에 그 어떤 정보도 남기지 않았다고 합니다."

배어드 씨는 1984년 4월 13일 남양주 군청에서 홀트재단으로 인계됐고, 안구 치료를 받고 4개월 뒤인 8월 4일 미국 켄터키주 루이빌시의 미국인 가정에 입양됐다.

그는 15살 때 우울증 진단을 받았을 정도로 힘든 청소년기를 보냈다고 한다. '나는 한국인인가, 미국인인가'를 자문하며 고민했고, 좋은 친구들을 만나면서도 누구도 자신을 이해해주지 못한다고 생각했으며 출생의 비밀을 밝히는 것도 부끄러워했다.

머레이주립대에서 커뮤니케이션을 전공하고 석사 학위도 취득한 그는 6년 동안 ESL(영어를 모국어로 쓰지 않는 사람들을 위한 언어) 교육과정을 가르쳤다.

그가 친부모와 한국에 대해 본격적으로 관심을 둔 것은 지난 2009년부터다. 해외입양인연대(GOA'L) 프로그램을 통해 2주간 첫 방한 했을 때다. 당시 자신을 닮은 사람들 사이에서 그는 문화충격을 받았다고 한다.

배어드 씨는 "처음으로 입양기록을 봤지만, 친가족에 대해 알아본다는 사실 자체가 너무 긴장되고 불안했다"고 기억했다.

하지만 3차례 모국을 방문하면서 한국인과 다른 나라 입양인들과 인간관계를 쌓아나갔고, "생애 처음 자유를 느끼면서 존재를 받아들였다"고 했다.

그는 용기를 얻어 KBS 생방송을 통해 친부모를 찾기도 했지만, 지금까지 친가족에 대한 어떤 실마리도 잡지 못하고 있다.

현재 강소영 씨 사진
[본인 제공]

ghwang@yna.co.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