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카오 히로시 日 교수 "한일 우호는 바른 역사인식서 출발해야"
나카오 히로시 日 교수 "한일 우호는 바른 역사인식서 출발해야"
  • 강성철
  • 승인 2021.10.29 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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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교류재단상 수상 강연서 "양국 대등한 입장서 교류 중요" 강조

나카오 히로시 日 교수 "한일 우호는 바른 역사인식서 출발해야"

국제교류재단상 수상 강연서 "양국 대등한 입장서 교류 중요" 강조

한국국제교류재단상 수상한 日 나카오 히로시 교수
29일 '한국국제교류재단상'을 수상한 일본 나카오 히로시 교토예술대 객원교수는 '한일 교류의 역사를 통해 본 미래'를 주제로 온라인 강연을 했다. [KF 제공]

(서울=연합뉴스) 강성철 기자 = "17세기 초부터 19세기 초까지 200년간 한일 양국은 '조선통신사' 교류를 하면서 평화와 공존을 유지했다. 과거 교류의 경험을 되살린다면 경직된 한일 관계도 쉽게 풀 수 있다."

한국국제교류재단(KF)의 '제8회 한국국제교류재단상'을 수상한 나카오 히로시(仲尾宏·85) 일본 교토예술대 객원교수는 29일 수상 후 기념 강연에서 "양국 우호 관계 회복은 과거 오랜 기간 선린 교류를 해왔다는 것을 제대로 인식하는 것에서 출발해야 한다"고 말했다.

시상식은 KF가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온·오프라인 병행으로 연 '제4회 공공외교주간' 개막식에서 거행됐다. 온라인으로 접속해 상을 받은 그는 '한일 교류의 역사를 통해 본 미래'를 주제로 강연을 했다.

그는 "양국은 본토 간 거리가 200㎞이고 쓰시마(對馬) 섬과 부산항 간 거리는 80㎞에 불과할 정도로 가깝다"며 "고대에 일본은 한국에서 건너온 도래인(渡來人)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 이들이 전한 농경 기술과 생활양식, 법령 덕분에 아스카·나라 시대에 문화가 융성할 수 있었다"고 소개했다.

40년간 한일 교류사를 연구해 온 히로시 교수는 도요토미 히데요시(豊臣秀吉)가 일으킨 임진왜란은 명분도 대의도 없던 전쟁이었다며, 이후 단절됐던 양국은 조선이 '조선통신사'를 일본에 파견하면서 재개됐다고 말했다.

그는 "조선통신사가 오가며 다양한 문물이 퍼졌고, 이 기간 양국은 한 번도 전쟁을 벌이지 않았다"며 "서로가 동등한 입장에서 교류해야 공존도 오래가는 것을 역사에서 배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1965년 한일국교 정상화를 위한 교섭 과정에서 일본 측 인사가 '식민지 지배를 하면서 조선을 위해 좋은 일을 많이 했다'든가 '일본이 좀 더 오래 지배했어야 한다'라는 식의 망언을 내뱉는 것을 보고 화가 났고, 이후 재일동포 인권 신장 운동에 앞장서 왔다.

히로시 교수는 "프랑스와 독일이 2차 세계대전의 상처를 극복하기 위해 1963년 '엘리제조약'을 체결하면서 시민 차원의 교류를 완전 보장하고 증진하는데 정부가 협력하기로 했던 점을 참고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양국이 우호 관계를 구축하고 유지하기 위해서는 일본의 과거사에 대한 진지한 반성에 기초한 입장 공유, 양국 정권의 민주주의·인권 존중, 시민 문화 교류의 보장 등 세 가지 조건이 충족돼야 한다고 역설했다.

히로시 교수는 "조선통신사 기록물의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를 위해 양국 학자들이 긴밀히 협력한 것처럼 선린 교류 역사도 함께 발굴하고 연구해 알리는 노력이 필요하다"며 "앞으로 여생을 이 일에 매진하겠다"고 말했다.

wakar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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