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마라톤 11년째 개근한 가족 "올해 대회는 더욱 특별해요"
어린이마라톤 11년째 개근한 가족 "올해 대회는 더욱 특별해요"
  • 이상서
  • 승인 2021.10.08 09: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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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미 씨 가족, 2011년 첫 대회부터 참여…"가족 모두의 소중한 추억"

어린이마라톤 11년째 개근한 가족 "올해 대회는 더욱 특별해요"

김경미 씨 가족, 2011년 첫 대회부터 참여…"가족 모두의 소중한 추억"

(서울=연합뉴스) 이상서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2년 가까이 이어지면서 아이들과 제대로 외출 한 번 하기가 힘들었거든요. 10년 넘게 대회에 참가해 왔지만, 올해가 더욱 특별하게 다가오는 이유입니다."

11년째 국제어린이마라톤 대회에 이름을 올린 김경미(맨 오른쪽부터) 씨, 막내 조아현 양, 장남 조희윤 군. 사진은 2020년 대회에서 마라톤 장소로 택한 인천 서구청라호수공원. [본인 제공]

김경미(44·인천 서구) 씨는 장남인 조희윤(14) 군·막내 아현(12) 양과 함께 첫 대회인 2011년부터 올해까지 11년째 국제어린이마라톤 대회에 참가했다.

이제는 연례행사처럼 익숙해진 대회지만, 올해는 더욱 각별하다. 정부의 방역지침에 따라 최대한 모임도 자제하고 외부 활동도 줄였지만, 국제어린이마라톤 대회만큼은 빠질 수 없다는 각오로 참가했다고 한다.

김 씨는 행사 개막일인 8일 연합뉴스와 전화 인터뷰에서 "그동안 학교도 못 가고 친구들도 만나지 못했던 아이들이 대회를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며 "가을 날씨도 즐기고 가족 야유회를 겸해 예쁜 추억도 만들 예정"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세이브더칠드런이 주최하는 '제11회 국제어린이마라톤' 대회는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비대면 방식인 '런택트'(Run+untact)로 열린다.

런택트 마라톤은 각자 원하는 시간과 장소, 참가자를 정해 뛴 후 온라인으로 개별 인증 사진을 올리는 방식이다.

2년째 비대면 방식으로 진행된 탓에 전국을 누비며 쌓은 이전 대회의 추억이 더 소중하게 느껴진다고 김 씨는 고백했다.

"운 좋게도 한 차례를 제외하고 모든 날이 쾌청했어요. 온 가족이 참여할 수 있는 다양한 이벤트도 마련돼 자녀들도 즐거워했죠. 심지어 유일하게 비가 내렸던 2019년에도 다 함께 비옷을 입고 '으쌰으쌰' 하면서 뛰던 게 행복했죠. 완주 후 받는 메달은 덤이고요."

김 씨는 "무엇보다 같은 코스를, 같은 옷을 입은 수천 명이 함께 뛴다는 사실은 말 그대로 짜릿한 경험이었다"며 "완주한 이들만이 느낄 수 있는 에너지를 공유한다는 사실도 좋았다"고 말했다.

그는 "오프라인으로 열렸다면 올해 중학교에 입학한 희윤이가 행사 자원봉사자로 참여하려고 했다"고 전했다.

다만 비대면 방식이지만 '교감'할 기회가 아예 사라진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지난해 대회 때 인천 청라호수공원을 뛰고 있는데, 맞은편에서 같은 유니폼을 입고 있던 참가자를 만났기 때문이다.

김 씨는 "반가운 마음에 얼른 아는 척을 했더니, 처음 참가한 가족이라고 반색하더라"며 "비대면 방식이 아니었다면 겪지 못했을 신기한 경험"이라고 웃었다.

11년째 국제어린이마라톤 대회에 이름을 올린 김경미 가족. 사진은 2019년 대회 참가 모습.[본인 제공]

18년 차 베테랑 소방공무원인 김 씨는 부천 소방서 소속으로, 지난해부터 소방청 '중앙119구급상황관리센터'로 파견돼 일하고 있다.

고국의 도움이 절실한 재외 동포와 재외국민을 상담하고 현지 영사관을 연결해 주거나, 입국이 필요한 경우 절차를 안내하는 게 김 씨의 임무다.

최근에는 코로나19 확산이 거센 동남아시아 국가를 중심으로 확진 판정을 받고도 치료를 받지 못하거나, 백신을 구할 수 없어 냉가슴을 앓는 이들이 급증했다고 한다.

김 씨는 "현장 대원으로 근무하던 과거와 달리 직접 환자를 돕지 못하니 안타까운 마음이 크다"며 "마라톤 대회 참가비가 아동 교육권 보호 사업에 쓰인다고 하니 도움이 필요한 이들을 위해서라도 힘껏 달려보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아이들도 많이 컸으니 이번 대회의 목표는 최단 시간 완주"라며 "내년에는 꼭 여럿이 함께 뛸 수 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shlamaze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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