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불복 트럼프 '몽니'에 증시 불확실성 증폭
대선불복 트럼프 '몽니'에 증시 불확실성 증폭
  • 박진형
  • 승인 2020.11.22 07:3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정권인수 거부에 경기부양책·백신 차질 불가피…긴급 대출프로그램 기습 종료

대선불복 트럼프 '몽니'에 증시 불확실성 증폭

정권인수 거부에 경기부양책·백신 차질 불가피…긴급 대출프로그램 기습 종료

트럼프 인수인계 거부 (PG)
[장현경 제작] 일러스트

(서울=연합뉴스) 박진형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대선 결과에 불복, 정권 인수인계를 거부해 조 바이든 당선인의 정권 인수 업무가 사실상 마비되면서 국내외 증시에도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특히 미국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최악으로 치닫는 가운데 바이든 차기 행정부의 경기부양책과 백신 배포·접종 등 코로나19 대책 준비가 어려워지면서 증시에도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된다.

22일 외신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의 대선 불복으로 미 행정부의 코로나19 대책 실행과 바이든 당선인의 관련 준비 작업이 삐걱거리는 흐름이 뚜렷해지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는 미국 재무부가 지난 19일(현지시간)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코로나19 대응 긴급 대출프로그램 중 일부를 연말에 종료하겠다고 연준에 일방적으로 통보한 것이다.

예상치 못한 재무부의 기습적인 결정에 연준은 이례적으로 성명을 내 공개 반발했다.

연준은 성명에서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기간 설치된 모든 긴급 대출기구들이 여전히 어렵고 취약한 우리의 경제에 대한 후방지원 역할을 계속해나가길 원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트럼프 대통령이 중소기업 등을 볼모로 바이든 당선인의 경제 회복 드라이브에 타격을 입히기 위한 '재 뿌리기'를 시도한 것이라는 비판이 현지에서 나왔다.

이 여파로 20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0.75%),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0.68%), 나스닥 지수(-0.42%)는 일제히 하락 마감했다.

임재균·손은정 KB증권 연구원은 해당 긴급 대출프로그램에 대해 "매입 규모는 작아도 연준이 하방 위험을 차단해줄 수 있다는 기대감이 시장을 떠받쳐왔다"며 "시장의 예상을 벗어난 미 재무부의 결정은 길게는 차기 정권이 출범할 때까지 불확실성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미국의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지난 19일 18만7천명으로 사상 최고치를 또 갈아치우며 최악의 상황으로 빠져들고 있다.

'코로나19 현황판' 앞에 선 펜스 미 부통령
(워싱턴 로이터=연합뉴스)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이 19일(현지시간) 백악관의 언론 브리핑장에 배치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발생 현황판 앞에 서 있다. 미국 지도 위에 인구 10만 명당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를 색깔 별로 칠한 이 현황판은 온통 붉은색이어서 코로나19 확산의 심각성을 보여주고 있다. 지난 7월 이후 넉 달 만에 열린 이번 코로나19 태스크포스(TF) 브리핑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참석하지 않아 펜스 부통령이 주재했다. sungok@yna.co.kr

그러나 트럼프 행정부가 이처럼 사실상 '태업 모드'에 들어가면서 경기부양책과 백신 등 코로나19 대책 관련 불확실성도 오히려 커지는 분위기다.

앞서 19일 민주당은 공화당과 부양책 협상을 재개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지만, 이에 대해 공화당 관계자는 미국 정치 매체 폴리티코에 논의 대상이 전반적인 신규 부양책이 아닌 12월 초까지 처리해야 하는 예산안이었다고 부인했다.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은 이날 맞춤형 부양책을 논의할 수 있다고 밝혔지만, 민주당은 상대적으로 소규모인 맞춤형 부양책보다 2조 달러(약 2천234조원) 이상 포괄적인 부양책 주장을 고수하며 양쪽이 평행선을 그렸다.

또 조만간 출시를 앞둔 백신마저 트럼프 행정부의 비협조 때문에 실제 배포·접종 작업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바이든 당선인은 지난 18일 코로나19 대응 의료진과 화상 간담회에서 트럼프 행정부의 정권 인수 비협조 탓에 백신 배포가 몇 주에서 몇 달 늦어질 수도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백신 배포 등과 관련해 "우리가 (알아야 할 것들에) 접근하지 못하는 것이 많은데 곧 접근 가능해지지 않으면 우리는 몇 주나 몇 달 뒤처지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바이든 인수위원회는 코로나19 대응을 최우선 과제로 내세우고 있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불복으로 연방총무청(GSA)이 바이든의 승리를 확인하지 않아 정권 인수에 필요한 인력과 자금, 현황 브리핑 등을 전혀 지원받지 못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은 전례 없는 대선 결과 '뒤집기 시도'를 계속하면서 불확실성을 연장시키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경합주인 미시간주 공화당 의원들과 만나 바이든의 승리를 인정하지 않도록 설득을 시도했으며, 공화당 소속인 브라이언 켐프 조지아 주지사에 대해서는 부정선거 주장에 동의하라고 전화와 트위터로 압박했다.

이에 대해 미시간주 의원들은 트럼프 대통령과 면담 이후 "현재로선 선거 결과를 뒤집을 만한 정보가 없다"며 불개입'을 선언했다.

또 켐프 주지사도 수작업 재검표를 거쳐 바이든의 조지아주 승리를 공식 인증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여전히 대선 불복 자세를 굽히지 않고 있어 불투명한 상황이 한동안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이런 미국 상황에 대해 임동민 교보증권[030610] 연구원은 이는 "'퍼펙트 레임덕'"이라며 "트럼프 행정부가 코로나19 대응에 필요한 조치를 시행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11~12월은 코로나19 방역과 미국 연말 소비시즌이 겹쳐 팬데믹의 향방과 경제적 성과를 좌우할 수 있는 중요한 시기이나 미 대선 불복 상황이 발생했다"며 "따라서 올 연말~내년 초 실물경제에 대한 기대감을 하향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전망했다.

jhpark@yna.co.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