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에서 온 유학생들이 말하는 '5·18'은
전 세계에서 온 유학생들이 말하는 '5·18'은
  • 박철홍
  • 승인 2020.11.08 10:2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5·18 40주년 맞아 외국인 유학생 한국어 말하기 대회

전 세계에서 온 유학생들이 말하는 '5·18'은

5·18 40주년 맞아 외국인 유학생 한국어 말하기 대회

외국인 유학생 5·18 한국어말하기대회
[광주 북구청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광주=연합뉴스) 박철홍 기자 = "광주의 역사는 현대 한국 민주주의 역사에 살아 숨 쉬는 전형입니다. 5·18 민주화와 광주는 어떻게 보면 민주주의뿐만 아니라 희망을 상징한다고 생각합니다."

5·18민주화운동 40주년을 맞아 열린 외국인 유학생 5·18 한국어 말하기 대회에 참가한 한 외국인 유학생의 말이다.

광주 북구는 5·18 민주화운동 4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지난 7일 전일빌딩 245에서 '외국인 유학생 5·18 민주화운동 한국어 말하기 대회'를 개최했다.

전국 소재 대학교에 재학 중인 중국·러시아·베트남·캄보디아 등 10여 개국 출신의 외국인 유학생 30여 명을 선발했고, 13개 팀을 이뤄 '5·18민주화운동의 세계화 방안'을 주제로 한 말하기 대회에 참가했다.

최우수상을 받은 전남대 유학생 우즈베키스탄 국적 엄밀라나(Em Milana) 씨는 고려인 3세로서 선조들이 겪은 강제 이주의 아픈 역사와 5·18 민주화운동을 함께 성찰했다.

그는 "정말로 많은 사람이 하나 되어 싸울 경우에만 간절히 원하는 민주와 자유를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그런 사람들이 하나가 되기 위해서 필요한 것은 5·18민주화운동 정신이다"고 강조했다.

우수상을 받은 조선대 대한 케냐 국적 유학생 윌슨(Wilson) 씨는 "한국에서 민주화 운동의 역사는 벌써 40년이 지났고 사회 곳곳에 그 영향력이 자리를 잡았지만, 케냐에서는 민주화 운동이 아직도 현재 직면한 현실이다"고 말했다.

외국인 유학생 5·18 한국어말하기대회
[광주 북구청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자국의 폭력 사태로 희생자가 발생하고 난민이 수십만 명 발생한 사실을 아파한 윌슨 씨는 "한국에서 정치학을 공부하면서 케냐 문제의 답을 5·18 사례의 과정과 결과에서 찾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며 "아랍의 봄부터 현재 벌어지고 있는 내전과 독재를 여전히 겪고 있는 사회의 입장에서는 희망을 찾을 수 있는 사례가 광주에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그는 "5·18 민주화운동 연구자와 전문가들이 쓰는 글이나 책이 엘리트주의의 함정에 빠진 것은 아니냐는 생각도 들었다"며 "5·18의 세계화 방안을 찾을 때, 광주 바깥에서 5·18을 바라보는지 알아보는 것이 중요하다"는 쓴소리와 당부도 했다.

이번 말하기 대회에는 쿠바·멕시코에 있는 대학생들도 5·18에 대한 특별영상을 보내왔고, 2018년부터 전남대학교에 유학을 왔다 돌아간 동티모르국립대 학생들도 5·18의 경험을 말하는 영상을 보냈다.

말하기 대회 참석자들은 둘째 날인 8일에는 국립 5·18민주묘지 참배 등 역사 체험 행사에 참여해 5·18에 대한 소중한 기억을 안고 각자의 학교로 돌아간다.

말하기 대회를 주최한 광주 북구청 문인 구청장은 "5·18민주화운동 한국어 말하기 대회가 함께하는 대동 세상과 오월 정신을 되새기는 자리가 됐으면 한다"며 "또한 5·18민주화운동의 세계화를 도모하는 계기를 마련하고 광주의 오월을 세계로 알리는 장이 펼쳐지길 바란다"고 밝혔다.

pch80@yna.co.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