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체류 40만 시대] ① 코로나 탓 외국인 5명중 1명꼴로 급증
[불법체류 40만 시대] ① 코로나 탓 외국인 5명중 1명꼴로 급증
  • 이상서
  • 승인 2020.09.14 08: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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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본격 확산 시점인 3월 이후 넉달 연속 증가

[불법체류 40만 시대] ① 코로나 탓 외국인 5명중 1명꼴로 급증

코로나19 본격 확산 시점인 3월 이후 넉달 연속 증가

 

[ ※ 편집자 주 =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세계적으로 대유행하며 국내 불법 체류 외국인은 역대 최대치라 할 수 있는 40만명에 육박하고 있습니다. 급증하는 불법 체류자는 코로나19 방역의 사각지대에 놓여있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연합뉴스는 불법 체류 외국인의 현실을 짚어보고 대안을 제시하는 3편의 기획기사를 마련했습니다.]

 

 

제주공항에 몰린 불법체류자들
지난 3월 코로나19 여파로 일감이 없어 자진 출국을 신청한 불법체류자들이 제주국제공항에 수속을 위해 몰리고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이상서 기자 = 39만8천여명. 현재 우리나라에서 불법 체류하고 있는 외국인의 숫자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불법 체류 외국인 수가 역대 최대치를 경신하고 있다. 반면 국내에 머무는 외국인은 줄면서 전체 외국인 중 불법 체류자의 비율을 나타내는 '불법체류율'은 사상 처음으로 20%에 육박했다. 아울러 불법 체류 외국인 관련 시설 역시 수용할 수 있는 인원의 한계점을 넘어섰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상황이다.

 

◇ 코로나19 시대…연일 상승곡선 그리는 불법 체류 외국인

 

14일 법무부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의 통계연보에 따르면 6월 현재 우리나라에 머무는 불법 체류자는 모두 39만8천518명으로, 작년 동기에 비해 8.7% 증가하면서 역대 최고치를 찍었다.

5월 당시 39만6천654명으로 집계 후 가장 많은 인원을 기록했던 수치를 불과 한 달 만에 경신한 것이다.

코로나19가 본격적으로 확산하기 시작한 3월(38만7천여명) 이후 넉 달 연속 증가한 결과다.

 

[그래픽] 국내 불법체류자 현황
(서울=연합뉴스) 장예진 기자 = 4일 법무부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의 통계연보에 따르면 6월 현재 우리나라에 머무는 불법 체류자는 모두 39만8천518명으로, 작년 동기에 비해 8.7% 증가하면서 역대 최고치를 찍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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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코로나19의 영향 등으로 기한 내에 출국해야 할 외국인이 국내에 발이 묶이면서 불법 체류자로 몰리며 빚어진 사태로 분석된다.

불법체류자가 새로 유입되고 있다기보다는 기존 국내에 머물던 외국인 가운데 불법 체류자로 전환되는 경우가 더 크다는 의미다.

불법 체류자 중 74.8%인 29만7천994명은 관광 등을 목적으로 무비자로 입국해 90일 미만만 머무는 '단기 체류 외국인'이었다. 그 숫자는 작년 동기보다 9.4% 증가했다.

나머지 10만여명은 외국 국적 동포와 외국인 등록증을 발급받은 이들을 뜻하는 '장기 체류 외국인'이었다. 6.6% 늘어났다. 장기 불법 체류자가 10만명대로 올라선 것은 집계를 시작한 이래 5월에 이어 두번째다.

체류 외국인 중 불법 체류자의 비율을 나타내는 '불법체류율'은 18.7%로 역대 최고치였던 한달 전보다 0.2%포인트 올랐다. 국내에 머무는 외국인 5명 중 1명 꼴로 불법 체류자라는 의미다.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 관계자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코로나19로 하늘길이 끊기면서 단기 체류자는 무비자 만료 기간을 넘기고도 출국하지 못했거나, 불법 취업을 노리는 경우가 많아졌다"며 "장기 체류자는 정식 체류 기간을 넘기고도 국내에서 일을 하다 적발된 사례가 늘었다"고 전했다.

 

◇ 급증한 불법체류자 탓에…관련 시설 포화상태

 

 

경기도 화성 외국인보호소 전경
[연합뉴스 자료사진]

 

불법 체류자가 늘면서 관련 기관도 애를 먹고 있다.

체류 기간이 지났거나 국내법 등을 위반해 강제 퇴거 대상에 오른 외국인이 본국으로 출국하기 전까지 머무는 임시 시설인 외국인 보호소가 대표적이다.

시민단체 '아시아의친구들'이 법무부를 상대로 낸 정보 공개 창구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경기 화성·충북 청주 외국인 보호소와 전남 여수 출입국·외국인 사무소에 머무는 외국인은 760명에 이른다. 이는 직전 조사 시기인 6월(706명)과 비교해 7.7% 증가한 수치이자 올해 들어 가장 많은 인원이다.

화성 보호소 관계자는 연합뉴스에 "다른 지역 출입국·외국인청(사무소)에서 보호 중이던 외국인까지 받아들이면서 수용 인원이 크게 늘었다"며 "이 때문에 7월부터 인천·김포국제공항 등으로부터 관련 업무 종사자 20명을 지원받았고, 쓸 수 있는 보호실을 말 그대로 모두 가동하고 있는 상태"라고 전했다.

한 지자체의 출입국외국인청 관계자도 "불법 체류자 단속 빈도가 늘었다고 보긴 힘들다"면서도 "이들의 자진 출국을 유도하는 계도 활동이나 코로나19 검사 안내 지원 등 또 다른 업무가 새로 생겼다"고 설명했다.

더 큰 문제는 이런 흐름이 이어질 것이라는 예상된다는 점이다.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 관계자는 "2∼3월에 입국했던 단기 체류 외국인이 최근 기간이 만료되면서 불법 체류자로 전락하는 경우가 발생함에 따라 큰 변화가 생기지 않는 한 당분간 증가세는 이어질 거라 본다"고 전했다.

shlamaze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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