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나통통] '그녀에겐 특별한게'…디자인으로 꽃피우다
[차이나통통] '그녀에겐 특별한게'…디자인으로 꽃피우다
  • 심재훈
  • 승인 2020.08.17 07: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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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한나 중국 Z+DESIGN 디자인 총괄, 신개념 키즈 카페로 주목
월간 'INTERORS' 편집장도 맡아…"한중 가교 역할 하고 싶어"

[차이나통통] '그녀에겐 특별한게'…디자인으로 꽃피우다

임한나 중국 Z+DESIGN 디자인 총괄, 신개념 키즈 카페로 주목

월간 'INTERORS' 편집장도 맡아…"한중 가교 역할 하고 싶어"

베이징 왕징의 명소가 된 키즈 카페 '보니봉봉'
[Z+DESIGN 사진 제공.재판매 및 DB 금지]

(베이징=연합뉴스) 심재훈 특파원 = 베이징(北京) 최대 한인 밀집 지역인 왕징(望京)에 모델 하우스처럼 예쁜 키즈 카페가 있다.

'보니봉봉'(boni bon bon)이라는 이 카페는 입소문이 나면서 중국인 중산층 고객들이 몰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 속에서도 선방하고 있다.

이 키즈 카페의 명함부터 메뉴판, 실내 및 외관 디자인까지 도맡은 중국 인테리어 디자인 회사의 아트 디렉터가 한국인 여성이다.

그 주인공은 2006년에 중국에 출장을 왔다가 자리를 잡게 됐다는 임한나(41) 중국 Z+DESIGN 디자인 총괄.

그녀는 이 키즈 카페로 지난해 중국 연간 상업가치상, 아키텍처 마스터 프라이즈 등 중국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인테리어 디자인상을 휩쓸었다.

원래 2006년에 중국이 아닌 미국에 진출하려고 했다고 한다. 미국 인테리어 회사로 옮기기 전 중국 출장을 왔다가 그 매력에 빠지면서 진로가 바뀌었다.

임한나 중국 Z+DESIGN 디자인 총괄
[Z+DESIGN 사진 제공.재판매 및 DB 금지]

그녀는 "중국을 전혀 모르던 때라 매우 열악할 것으로 생각했는데 너무 발전해 있는 모습에 놀랐죠. 새로운 시장에 도전해 보자는 생각으로 베이징에 발을 딛게 됐죠"라고 회고했다.

하지만 중국 진출은 생각처럼 쉽지 않았다.

2006년 베이징의 한국인이 운영하는 인테리어 회사에서 일했으나 경영난이 겹치면서 결국 2009년 한국으로 돌아왔다. 이후 한국에서 독자 인테리어 업체를 운영하면서도 중국이 눈에 아른거렸다고 한다.

키즈 카페 '보니봉봉'의 상품들
[Z+DESIGN 사진 제공.재판매 및 DB 금지]

그녀는 "한국에서 인테리어 업체를 할 바에는 차라리 망하더라도 후회 없이 중국에서 도전해보자는 생각이 들어 무작정 다시 중국으로 왔죠"라고 말했다.

2010년부터 2015년까지 베이징에서 '디자인 엔진'이란 회사를 차려 중국 고객만 받는다는 각오로 임했다.

임한나 총괄은 "주변의 한국 회사들 중 잘 안되는 경우는 대부분 한국 고객들하고만 일해선 그런 경우가 많았어요. 그래서 아직 젊기 때문에 중국 사람하고만 일해보자는 생각으로 버텼죠"고 말했다.

중국 Z+DESIGN 사옥 전경
[Z+DESIGN 사진 제공.재판매 및 DB 금지]

다행히도 시간이 흐르면서 그의 디자인 실력을 믿고 찾아주는 중국인 고객사들이 생기기 시작했고 '팝마트'는 지금까지 단골이다.

'팝마트'는 그녀에게 초창기 인테리어를 의뢰했을 때만 해도 점포가 3개에 불과했으나 지금은 수백개가 넘는 중국의 대표적인 트렌디 샵으로 성장했다.

그녀는 중국에서 월간 인테리어 잡지 'INTERORS' 편집장이기도 하다.

2018년부터 이 잡지를 발행했는데 한국인 여성 디자이너가 사업과 더불어 매체까지 운영한 덕분에 중국 전역으로 디자인 관련 인맥을 넓히는 계기가 됐다고 한다.

한국실내건축가협회 이사이기도 한 임 총괄은 이 잡지를 통해 한중간 인테리어 디자인 가교역할을 시도하고 있다.

그녀는 "다른 분야에 비해 인테리어 디자인 쪽은 한중간 교류가 거의 없어요. 중국도 과거와 달리 디자인 실력이 좋아져 한국 디자이너가 출중하지 않으면 '한국 브랜드'로 먹히는 시대가 아녜요"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현재 코로나19로 막혀있지만 상황이 좋아지면 한중 인테리어 디자이너의 상호 교류 방문 등을 추진해볼 생각입니다"라고 말했다.

임 총괄은 중국에 진출하려면 '문화에 대한 존중'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그녀는 "중국을 쉽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데 그런 마음가짐으로는 오래 일을 못 한다"면서 "문화를 존중하고 이해하는 바탕에서 본인의 역량을 쏟아붓겠다는 자세가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president2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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