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신 한중문예진흥원 이사장 "한중 교류가 통일 물꼬 트는 것"
김동신 한중문예진흥원 이사장 "한중 교류가 통일 물꼬 트는 것"
  • 왕길환
  • 승인 2020.07.30 10: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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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업체 다우케이아이디 대표…6년 동안 중국 각지 돌며 교류

김동신 한중문예진흥원 이사장 "한중 교류가 통일 물꼬 트는 것"

부동산업체 다우케이아이디 대표…6년 동안 중국 각지 돌며 교류

김동신 한중문예진흥원 이사장
[왕길환 촬영]

(서울=연합뉴스) 왕길환 기자 = "문화로 마음을 엽니다."

2004년 외교부 산하 비영리 사단법인으로 출범한 한중문예진흥원이 내건 슬로건이다. 문화와 예술로 민간외교의 장을 열어가겠다는 의미를 함축했다.

김동신 이사장은 2014년 이 단체 수장을 맡았다. 당시 부동산 개발업·컨설팅 기업 ㈜다우케이아이디의 대표였던 그가 이사장에 추대되자 외교가에서는 문화예술인도 아닌 인물이라고 '의외'의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30일 강남구 역삼동 사무실에서 만난 김 이사장은 "그때나 지금이나 문화를 생각하는 것은 같다"며 "문화는 곧 삶이기에 부동산도 문화일 수 있다"고 말했다. 각양각색으로 펼쳐지는 '삶의 공간'을 전문 용어로 '부동산'이라고 부르는 것 뿐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남북통일의 공간'을 염두에 두고, 문화교류로 이웃 국가의 마음을 여는 것이 단체의 방향성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자문위원으로 오랫동안 활동했다.

"왜 중국인가"라는 질문에 그는 미국과 함께 주요 2개국(G2)이고, 문화 교류로 통일을 이뤄야 하는 당사자이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남북한이 통일을 준비하기 위해서는 중국과의 관계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했어요. 중국과 민간차원의 문화·예술 교류를 계속 하다보면 통일에 우회적인 도움을 주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있습니다."

그는 이사장을 맡은 첫해 옌볜(延邊)자치주에 '동북아도시문화연구소'를 설립했다. 그리고는 한중관계는 물론 훈춘(琿春) 주요 사업과 두만강 광장 등을 기획·설립한 박세영 연변과기대 교수를 소장 겸 한중문예진흥원 옌볜지사장으로 위촉했다.

이후 동북아 도시환경과 물류연구, 나아가 통일을 대비하는 북한 도시건축과 남북 주거환경 디자인 연구를 하면서 관련 포럼도 주기적으로 개최하고 있다.

중국 옌볜대 석좌교수인 김 이사장은 6년 동안 중국 옌볜·훈춘·투먼(圖們)·룽징(龍井), 칭다오(靑島) 등지를 돌며 문화예술 교류를 꾸준히 펼쳤다. 베이징(北京)에는 대표처를 두고 있다.

그동안 한중 학술회의와 유학생 교류 사업, 탈북자 지원 사업에 남다른 관심을 기울였고, '청년 창업 교류대회'는 손꼽을 만한 행사가 됐다.

김 이사장은 중국 문화 콘텐츠와 한류를 융합하면 '깜짝 놀랄' 콘텐츠가 탄생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그래서 한류가 중국에서 단순한 엔터테인먼트가 아닌 '문화 한류'로 확장돼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그는 "우리 차세대가 추구하는 융합 문화의 방향성을 제시하고, 젊은 인재가 훌륭한 지도자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콘텐츠를 개발해 제공하고 싶다"고 밝혔다.

그는 또 중국에 진출한 한인 100만명과 중국 내 조선족 200만명은 한중 양국 교류의 기틀을 놓는 주인공들이자 남북교류 활성화에도 다리 역할을 할 주역들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중국에 유학생들과 조선족들, 나아가 한국 내 중국 유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지급하고 있다고 했다.

성공 다큐에 출연하는 김 이사장
[유튜브 캡처, DB 및 재판매 금지]

김 이사장의 카카오톡 프로필 글은 '나는 나를 믿는다'이다.

"내가 나를 못 믿는데 어떤 일을 하겠어요. 내가 나를 믿을려면 항상 손해를 감내해야 하고, 나보다는 남을 생각하며 희생 봉사를 해야 나에 대한 믿음이 강해진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믿음을 바탕으로 손해볼 수 있고, 남에게 줄 수 있으며, 돈을 잘 벌 수 있는 용기를 가졌다고 말했다.

김 이사장은 얼마전 사무실이 없어 활동 중단을 고려하는 해외동포책보내기운동협의회(이사장 손석우)에 서울 강남구 역삼동에 있는 자신 소유의 사무실을 흔쾌히 내줬다. 20년 동안 중국은 물론 전 세계 63개국 재외동포들에게 185만권의 책을 무료로 보냈다는 순수성에 감동했기 때문이란다.

그는 지난해 한중수교 27주년을 맞아 중국에서 '한국 작가 100인 도록'을 자비를 들여 출간했고, 올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발생하자 국내 장애인들에게 마스크를 기증하는 등 나눔을 실천하고 있다.

정치인의 단체 참여도 배제한다. '순수성'이 훼손될 우려가 있다는 판단에서다. 회원들이 회비 부담없이 연구하고 교류할 수 있도록 단체 운영비도 100% 사비를 털어 지원하고 있다.

한중문예진흥원은 앞으로도 양국 대학과 기관간 문화·예술 분야의 학술 세미나를 열고, 우호증진을 위한 공동 연구를 지원하며 차세대 지도자를 발굴해 양성할 계획이다.

"한국과 중국의 문화 교류라고 하면 한중문예진흥원이 떠오를 정도로 단체를 한단계 업그레이드 하고 싶어요. 통일의 물꼬를 트는 역할도 했다는 평가를 남기고도 싶습니다."

한중문예진흥원 주최로 열린 세미나에서 참가자들과 기념촬영한 김 이사장
[한중문예진흥원 제공]

ghw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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