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망국 이주민들 '보은'의 삼계탕 대접
아프리카 망국 이주민들 '보은'의 삼계탕 대접
  • 이희용
  • 승인 2020.05.10 1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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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아프라공동체, 독거노인 찾아 청소 봉사에도 나서

아프리카 망국 이주민들 '보은'의 삼계탕 대접

비아프라공동체, 독거노인 찾아 청소 봉사에도 나서

삼계탕 300인분 전달하는 비아프라공동체 회원들
비아프라공동체 회원들이 글로벌호프와 함께 10일 경기도 양주시청을 찾아 독거노인들에게 삼계탕 300인분을 전달하고 있다. [글로벌호프 제공]

(서울=연합뉴스) 이희용 기자 = 한국에 사는 아프리카 망국(亡國)의 이주민들이 한국인의 온정에 보답하고자 외롭게 사는 노인들에게 삼계탕을 선물하고 청소 봉사에도 나섰다.

비아프라공동체 회원들은 국제구호단체 글로벌호프와 함께 10일 오후 경기도 양주시에서 형편이 어려운 독거노인에게 삼계탕 300인분을 전달했다. 이와 함께 장애 노인 집에 쌓인 쓰레기를 치우고 주변을 청소하는 등 주거환경 개선 사업도 벌였다.

양주시 독거노인 집 쓰레기 치워주는 회원들
비아프라공동체 회원들이 10일 경기도 양주시 독거노인 집을 찾아 쓰레기를 치워주고 있다. [글로벌호프 제공]

1914년 나이지리아에 강제합병된 비아프라는 1967년 내전을 거쳐 독립 공화국을 선포했으나 3년 만에 재합병됐다. 분리 독립운동을 펼치는 비아프라인들은 고문과 학대를 피해 전 세계로 흩어졌으며 이 가운데 100여 명이 한국에 머물고 있다.

비아프라공동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하자 지난달 7일 경기도 동두천시청에 손소독제 360개를 전달했으며 다음 주말에는 단체로 헌혈도 할 예정이다.

은남디 카누 비아프라공동체 대표는 "나이지리아 정부의 위협으로부터 우리를 보호해준 대한민국에 어떻게 보답할까 생각하다가 어버이날을 맞아서도 자녀가 없어 쓸쓸히 지내는 어르신들에게 맛난 한 끼를 대접하고 청소도 해주기로 했다"면서 "어르신들이 기뻐하는 모습을 보고 전혀 힘든 줄 몰랐고 큰 보람을 느꼈다"고 말했다.

한국인의 온정에 보답하고자 삼계탕 선물과 청소 봉사에 나선 비아프라공동체 대표 은남디 카누. [글로벌호프 제공]

이운하(79) 씨는 "혼자 산 지 45년째인데 오늘 가장 귀한 손님을 맞았다"면서 "자신들도 쉽지 않은 형편에 우리를 돕겠다고 나서 정말 고맙다"고 연신 감사의 뜻을 표시했다.

글로벌호프 김혜원 간사는 "이들은 대부분 난민 인정을 받지 못해 어렵게 지내고 있다"며 "이들의 봉사를 계기로 비아프라인들의 안타까운 현실이 널리 알려지고 이주민과 난민에 대한 인식도 개선됐으면 좋겠다"고 기대했다.

비아프라공동체 회원들이 10일 경기도 양주의 이운하 씨 집을 찾아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글로벌호프 제공]

heey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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