佛몽펠리서 한류 전파 남영호 예술감독 "'한국의 집' 세울래요"
佛몽펠리서 한류 전파 남영호 예술감독 "'한국의 집' 세울래요"
  • 왕길환
  • 승인 2020.04.21 10: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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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중순 '정체성' 주제로 6번째 '코레디시 페스티벌' 개최

佛몽펠리서 한류 전파 남영호 예술감독 "'한국의 집' 세울래요"

11월 중순 '정체성' 주제로 6번째 '코레디시 페스티벌' 개최

남영호 코레그라피 예술감독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왕길환 기자 = "1년 내내 한국 문화와 예술이 있는 공간 '한국의 집'(메종 드 코레)을 세우고 싶어요"

남영호(54) 코레그라피 예술감독은 프랑스 남부에 있는 제2의 문화도시 몽펠리에에 '한국의 집'을 설립하겠다는 포부가 있다. 매년 11월 중순께 열리는 '코레디시(여기에 한국이 있다) 페스티벌'의 연장선이다.

2007년부터 '한국을 그리다'라는 뜻의 코레그라피 무용단을 이끄는 그는 2015년 코레디시 축제를 제안하고 기획한 주인공이다.

올해 6번째 행사를 준비하는 남 감독은 21일 연합뉴스와의 국제 통화에서 "1년에 한 차례 축제를 열다 보니 몽펠리에 시민들이 언제든 한국 문화와 예술을 만날 수 있는 상시 공간이 있었으면 하는 갈증이 있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최근 몽펠리에 부시장과 만나 뜻을 전하며 도움을 요청했더니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는 답변을 받았다"며 "한국 정부도 관심과 지원을 바란다"고 부탁했다.

남 감독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으로 프랑스가 침체해 있지만 올해에도 같은 기간에 코레디시를 열 준비를 하고 있다. '정체성과 뉴테크놀로지'라는 주제로, 프랑스 전역에 흩어져 있는 입양 한인을 초청할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올해 축제에서도 춤과 미술, K-팝과 힙합, 전시와 공연, 한식, 한지공예, 한국의 차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선보일 예정이다.

그러나 코로나19 여파가 언제까지 미칠지 몰라 일부 프로그램에는 차질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만화, 음악, 비디오 영상의 컬래버 공연이 오페라 극장에서 열렸어요. 인기를 끌었죠. 저도 올해는 춤으로 참여하려고 합니다. 코레디시를 시작하면서 개인 무용을 하지 못해 아쉬움이 컸거든요"

그는 한국어 보급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2월 19일 현지의 한 카페에서 한국어와 프랑스어로 소통하는 행사를 처음 열었다. 한국어를 배우는 사람과 프랑스어를 배우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만나 1시간 한국말로, 1시간 프랑스어로만 대화하는 것이다.

"몽펠리에시에는 한국어 수강생뿐만 아니라 각국에서 온 많은 유학생이 프랑스어를 배우고 싶어하는 것을 알고 카페를 열었어요. 지금은 2주에 한 번씩 만납니다. 한국 문화 예술을 보여 줄 수 있는 전시와 한국말로 소통하고 싶어하는 사람들의 공간(한국의 집)이 생기면 매일 볼 수도 있겠죠"

코레디시 축제와 한류 바람으로 현재 몽펠리에의 2개 중학교와 1개 고교에서는 한국어를 제2 외국어로 채택했다고 한다.

남 감독은 코레디시 축제와 한국어 보급 등의 공로를 인정받아 지난해 말 문화체육관광부 해외문화홍보 유공자 상을 받았고, 2018년에는 제18회 한불문화상도 받았다.

그의 언니는 남정호 국립현대무용단 예술감독이고, 오빠는 마임이스트인 남긍호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이다. 세남매가 함께 무대에 올라 공연할 때 '트리오 남'이라고 불리며 화제가 되기도 했다. 맏언니가 국비 장학생으로 프랑스에 정착하면서 이들은 프랑스와 인연을 맺기도 했다.

막내인 남 감독은 서울에서 태어나 이화여대 무용과를 졸업하고 파리 5대학에서 유학했다. 몽펠리에 시립무용단 무용수로 활동하고, '몸짓댄스무용단'을 창립해 안무가로 활동하기도 했다.

2006년 한불 수교 120년을 맞아 몽펠리에에서 '서울 세계무용축제'(시댄스)와 협업을 하는 공연을 한 그는 10년 뒤 '2015∼2016 한·불 상호교류의 해'를 맞았을 때 자신의 춤만 선보여 한국 문화예술을 전파하겠다는 생각으로 '코레디시 축제'를 기획했다.

해외문화홍보 유공자 상 받는 남영호 감독(왼쪽)
[본인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ghw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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