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도 한국사회 일원" 중국동포 청년들 대구에 '응원 기부'
"우리도 한국사회 일원" 중국동포 청년들 대구에 '응원 기부'
  • 권선미
  • 승인 2020.03.12 06: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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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한조선족유학생네트워크, 모금활동으로 세제·핸드크림 등 대구 의료진에 전달
"힘든 시기에 도움 되고자…한국이 중국에 보낸 지원 보답도"

"우리도 한국사회 일원" 중국동포 청년들 대구에 '응원 기부'

재한조선족유학생네트워크, 모금활동으로 세제·핸드크림 등 대구 의료진에 전달

"힘든 시기에 도움 되고자…한국이 중국에 보낸 지원 보답도"

중국동포 학생들 대구의료원 지원
(서울=연합뉴스) 국내 중국동포 유학생으로 이뤄진 재한조선족유학생네트워크 회원 50여명이 준비한 대구 의료진에게 보낼 구호물품 60여박스에 '대구 힘내세요! 대한민국 힘내세요!'라는 문구가 써 있다. 2020.3.12 [재한조선족유학생네트워크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서울=연합뉴스) 권선미 기자 = "대구 의료진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들을 치료하느라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하는 데 우리가 도움을 줄 수는 없을까요?"

"좋은 생각인데요. 모금해서 의료진에게 마스크를 보내면 어떨까요?"

"마스크는 구하기가 어려우니 의료진에게 어떤 것이 필요한지 물어보면 어떨까 싶어요."

"의료진에게 응원 편지를 써서 물품과 같이 보내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며칠 전 중국동포 유학생들이 모인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채팅방에서 이런 대화가 오갔다. 대구에서 지금까지 5천명이 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했고, 현지 의료진이 열악한 여건에서 악전고투 중이라는 소식에 작은 힘이라도 보태려는 움직임이었다.

재한조선족유학생네트워크 회원인 이들은 지난 4일 모금운동을 시작했다. 한국에 체류 중인 유학생과 졸업 후 중국으로 귀국한 회원 등 50여명이 참여해 모금 시작 이틀도 되지 않아 400여만원을 모았다.

모금운동에 동참한 장지화(34) 중국변호사는 12일 "의료진이 간단한 생활필수품도 부족하다는 얘기를 듣고 모금을 진행했는데 단기간에 목표보다 많은 금액이 모여 깜짝 놀랐다"며 "대구의료원에 연락해 무엇이 부족한지 물어보니 '병원에서 생활하다 보니 빨래가 많이 밀려 세제가 필요하다'고 하더라"고 했다.

성균관대에서 박사과정을 밟는 박미혜(28)씨는 "뉴스를 보니 의료진이 종일 장갑을 낀 채 일하고 손 소독을 자주 하는 탓에 손이 많이 상했더라"며 "핸드크림을 준비하자고 건의했다"고 말했다.

중국동포 학생들 대구의료원 지원
(서울=연합뉴스) 국내 중국동포 유학생으로 이뤄진 재한조선족유학생네트워크 회원 50여명이 대구 의료진에게 보낼 구호물품 60여박스를 준비한 모습. 2020.3.11 [재한조선족유학생네트워크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이들은 모금액으로 세탁세제 160개, 핸드크림 335개, 비타민 음료 1천개를 박스 60여개에 담아 전날 대구의료원으로 보냈다. 박스에는 '대구 힘내세요! 대한민국 힘내세요!', '대한민국을 응원하는 중국 형제자매 일동 배상'이라고 쓴 종이가 붙어 있었다.

국민대에서 박사과정을 수료한 권정일(29) 회장은 "우리 중국동포 유학생들은 한국사회 일원으로서 힘든 시기에 도움이 되려는 마음을 전달하고 싶었다"며 "중국이 코로나와 전쟁을 치를 때 한국이 중국에 보내준 지원에 보답하고자 하는 마음도 있었다"고 말했다.

앞서 연변한마음천사애심협회, 연변패밀리그룹 등 6개 중국동포 단체도 지난 8일 대구 의료진에 의료용 마스크 등 구호물품을 기부한 모습이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와 화제가 됐다.

fortun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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