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문화 구성원도 우리 국민…他문화 존중 교육체제 구축해야"
"다문화 구성원도 우리 국민…他문화 존중 교육체제 구축해야"
  • 이희용
  • 승인 2020.01.10 1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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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영철 교사, 인천교육청 다문화교육 토론회서 제안
"동화주의 벗어나 비주류 집단 문화도 똑같이 존중해야"

"다문화 구성원도 우리 국민…他문화 존중 교육체제 구축해야"

조영철 교사, 인천교육청 다문화교육 토론회서 제안

"동화주의 벗어나 비주류 집단 문화도 똑같이 존중해야"

(인천=연합뉴스) 이희용 기자 = 동화주의에 바탕을 둔 기존 다문화교육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상호문화교육을 도입해야 한다는 제안이 나왔다.

조영철 인천담방초등학교 교사는 인천광역시교육청이 10일 오후 인천시 남동구 구월동 시교육청 대회의실에서 개최한 '2020 시민과 함께하는 다문화교육 토론회'에서 '이주배경 아동·청소년의 교육권 보장을 위한 인천형 교육정책 모색'이란 주제발표문을 통해 이 같이 주장했다.

그는 "현재 다문화가정 자녀를 위한 교육정책은 동화주의적 한국인 만들기를 강조해 정체성 혼란, 학습 부진, 학교에서의 따돌림과 부적응 등의 문제를 낳아 이들을 교실 밖으로 내몰고 있다"며 대안으로 상호문화교육을 제시했다.

(인천=연합뉴스) 이희용 기자 = 조영철 인천답방초 교사가 10일 인천교육청 주최 토론회에서 주제발표를 하고 있다.

조 교사는 "독일은 1970년대 초부터 이주민 자녀에게 외국인교육을 실시하다가 부정적 현상이 나타나자 비판적 대안으로 1980년대 중반 다른 문화의 고유성과 상이성을 이해하는 상호문화교육 프로그램을 내놓았다"면서 "이는 주류 집단의 문화와 비주류 집단의 문화가 동등하게 존중돼야 한다는 인식에서 출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독일 학교와 사회 영역의 각종 상호문화교육 프로그램을 소개하고 우리나라 다문화교육 프로그램을 비교한 뒤 "다문화가정 자녀를 대상으로 하는 한국어 교육, 한국 음식 이해, 전통예절 교육·체험, 한국 지역문화 탐방 등은 한국 사회에 적응하는 데 도움이 되기는 하나 초국적 이주의 흐름으로 형성되는 새로운 글로컬 다문화 사회 이행을 돕는 데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모든 학교가 일반 학생과 다문화 학생을 통합한 환경 속에서 상호문화교육을 실천하고 가정과 사회에서도 내국인과 자녀가 다른 문화를 이해하는 법을 배울 수 있도록 함으로써 소수자의 사회 적응 단계뿐만 아니라 다수자의 의식 변화 단계로 확대 발전시켜야 한다"고 역설했다.

지정토론자로 참석한 이진 인천시교육청 장학사는 인천시 다문화 학생 현황과 다문화교육 사업을 설명한 뒤 "미등록 이주민(불법체류자) 사이에서 태어난 미등록 아동 등이 공교육 시스템에 진입하지 못해 학교 밖에서 방황하는 사례가 없도록 정부 부처와 지역사회 간에 긴밀한 협업체제를 구축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ㅣ

권도국 인천시 건강가정·다문화가족지원센터연합회 대표(인천시 계양구 건강가정·다문화가족지원센터장)는 "한국에서 태어나 자란 다문화가정 청소년에게 제공하는 한국어 교육이나 한국사회 적응 교육은 낙인 효과를 낳고 역차별 논란을 부를 소지가 있다"면서 "성장 배경에 따른 특징과 요구에 맞는 차별화된 서비스 체계를 확립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인천=연합뉴스) 이희용 기자 = 도성훈인천교육감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김영숙 안산시 고려인문화센터 대표는 "러시아를 비롯한 독립국가연합(CIS) 출신의 고려인 동포 자녀가 크게 늘고 있지만 부처별로 정의하는 기준이 달라 실태 파악조차 제대로 돼 있지 않을뿐더러 이들 특성에 맞는 교육과 심리상담 프로그램이 마련돼 있지 않다"고 지적하며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조선희 인천광역시의원은 "대한민국에 거주하는 모든 아동·청소년은 차별 없이 교육받을 권리가 있다는 원칙이 지켜질 수 있도록 제도와 인식을 개선해야 한다"고 당부했으며, 김영옥 인천한누리학교 교감은 "이주배경 학생은 스스로 원해서 한국에 온 것이 아니고 자발적 한국어 학습자도 아니라는 점을 간과하지 말고 한국어 학급을 상설 운영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견해를 피력했다.

이에 앞서 인사말에 나선 도성훈 인천시교육감은 "이주배경 학생의 특성을 고려한 맞춤형 교육을 제공하고 교육공동체의 다문화 감수성 증진에 힘써왔으나 사회 부적응과 차별 등 여전히 많은 문제를 안고 있다"면서 "오늘 논의를 바탕으로 우리 아이들이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식전 행사로 새꿈학교 동아리의 '난타' 공연, 김다나 양(우크리아니·인천논곡초6)과 최진현 군(중국·인천진산과학고 입학 예정)의 '이중언어 말하기' 발표 순서도 마련돼 청중의 갈채를 받았다.

(인천=연합뉴스) 이희용 기자 = 새꿈학교 동아리가 '난타' 공연을 펼치고 있다.

heey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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