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골언론 1호 韓특파원 "탄핵 촛불집회 당시 국민 힘에 감동"
몽골언론 1호 韓특파원 "탄핵 촛불집회 당시 국민 힘에 감동"
  • 류일형
  • 승인 2019.12.29 0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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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질볼드 국영방송 MNB 특파원 "한-몽골 관계 더 가까워졌으면"
"2010년 한국 유학 당시 만난 한국인 아내와 7년째 결혼생활"

몽골언론 1호 韓특파원 "탄핵 촛불집회 당시 국민 힘에 감동"

이질볼드 국영방송 MNB 특파원 "한-몽골 관계 더 가까워졌으면"

"2010년 한국 유학 당시 만난 한국인 아내와 7년째 결혼생활"

(서울=연합뉴스) 류일형 기자 =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을 위한 촛불집회 당시 날씨도 춥고 눈. 비도 오기도 했지만, 안전하고 질서 있게 집회를 하는 것이 놀라웠습니다. 국민들이 힘이 있는 나라가 이런 거구나 생각했습니다"

몽골 국영방송 MNB(Mongolian National Broadcaster) 엘덴바트 이질볼드(33) 한국특파원은 2016년 말 당시 촛불집회를 취재하면서 감동을 받았다고 말했다.

그는 1937년 라디오방송국으로 출발한 뒤 1967년 TV 방송을 시작한 몽골 최대 방송국 MNB의 초대 한국특파원이다. 몽골 언론 매체 중 처음이자 유일한 주한 몽골특파원이기도 하다.

24일 프레스센터 외신지원센터에서 연합뉴스와 인터뷰 중인 이질볼드 특파원
(서울=연합뉴스) 류일형 기자

2009년 몽골국립대 저널리즘학과를 졸업하면서 몽골 에흐 오런(EH ORON) 공영방송에 기자로 입사해 국회를 출입하던 이질볼드는 1년 만에 사직하고 한국 유학을 결심했다.

그는 "몽골 기자들이 한국·미국·일본·러시아 등지로 유학을 많이 하는데, 한국은 가깝고 비슷한 점이 많은 데다, 급속도로 발전하고 있다는 점에서 관심이 높다. 특히 한국은 상대적으로 언론자유가 있는 것 같아 더 배우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경희대에서 2년 동안 한국어 공부를 마친 뒤 숭실대 대학원에 진학, 2015년 언론홍보학 석사를 수료했다. 공부하면서 MNB 통신원 역할을 하던 이질볼드는 2017년 정식으로 MNB 한국 특파원의 꿈을 이뤘다.

2018 평창 올림픽 때 현장 리포트 중인 이질볼드 특파원
[이질볼드 특파원 제공]

"박 전 대통령 탄핵 촛불집회를 취재했던 것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는 이질볼드 특파원은 평소 주한몽골대사관과 한국에 지부를 둔 몽골협회 등으로부터 취재 의뢰를 받기도 하고 직접 취재하러 다닌다고 말했다.

프레스센터 내에 있는 외신기자클럽에서 정보를 공유하기도 한다.

어렸을 때부터 기자가 되는 것이 꿈이었던 그는 12세 때 방송국에 들어가 어린이방송 앵커를 하기도 했다.

2018년에는 90년 역사를 갖고 있는 몽골청소년협회의 권위 있는 '대표언론인상'을 받기도 했다.

휴일 가족과 함께
[이질볼드 특파원 제공]

한국 언론을 공부하러 간 숭실대 대학원에서 이질볼드는 한국인 아내(30)까지 만나는 행운도 누렸다.

그는 "아내가 당시 학과 조교이자 대학원 선배였기 때문에 학교뿐만 아니라 한국생활에 많이 도와주고 힘이 돼 줬다. 대학원 면접 볼 때 처음 만났는데 예쁘고 착해 보여 첫눈에 반했다"고 회상했다.

1년가량 사귄 뒤 2013년 5월에 결혼, 현재는 일곱살짜리 딸을 두고 있다.

외모와 몽고점, 어른 공경, 손님을 귀하게 생각하는 문화 등 비슷한 것이 많아 한국생활에 초기 적응하는 데 별다른 어려움이 없었다고 그는 말했다.

한국어능력시험 최고급 수준인 6급까지 딸 정도로 한국어 구사 능력이 뛰어나 아내와의 소통에도 별 어려움이 없다고 말했다. 아내도 몽골어를 스스로 배워 조금 할 줄 안다고 했다.

그는 휴일이면 딸과 놀이터에 가서 같이 놀아주고 공원에서 자전거를 타기도 하고 키즈카페도 종종 가는 다정한 아빠라고 한다.

이질볼드 특파원은 가족이 함께 어린이 뮤지컬 공연도 보러 가고, 아내와의 둘만의 시간이 생기면 영화관, 카페, 맛집도 가고 몽골인들의 행사에도 같이 간다고 말했다.

"결혼 7년 차지만 신혼부부처럼 행복하게 살고 있다. 항상 응원해주고 힘이 돼 주는 가족에 고맙고 사랑한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고 가족 인사도 잊지 않았다.

휴일 가족과 함께
[이질볼드 특파원 제공]

그는 "한국은 의료시설과 의료보험제도가 정말 잘 돼 있는 나라"라면서 "주한 몽골인뿐만 아니라 다른 외국인들도 타국에서 가장 힘들 때가 아플 때가 아닐까 싶다. 외국인들도 의료보험 혜택을 조금 더 누렸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질볼드 특파원은 "2020년은 몽골과 한국의 수교 30주년이 되는 해"라면서 "양국이 국민들에게 이렇게 오랜 기간 친분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했다는 것을 널리 알리고 더 나아가서는 지금보다 우호 관계를 긴밀히 했으면 한다"고 기대했다.

ryu625@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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