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곁의 이주민] ① 이방인에서 이웃으로…100명 중 4명 '외국인주민'
[우리곁의 이주민] ① 이방인에서 이웃으로…100명 중 4명 '외국인주민'
  • 오수진
  • 승인 2019.12.23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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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11월 200만명 돌파…전북도 인구보다 많아
이주민 대다수 "한국에 더 머물고 싶다"

[우리곁의 이주민] ① 이방인에서 이웃으로…100명 중 4명 '외국인주민'

작년 11월 200만명 돌파…전북도 인구보다 많아

이주민 대다수 "한국에 더 머물고 싶다"

 

 

다문화거리
[안산시 제공]

 

[※ 편집자 주 = 최근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국내에 거주하는 외국인 주민 수는 대한민국 인구의 4%를 넘어섰습니다. 외국인 인구가 총 인구의 5%를 넘기면 '다문화 사회'로 보는 학계의 정의를 생각하면 대한민국은 다문화 사회 문턱에 서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2019년을 마무리하며 연합뉴스는 우리의 이웃이 된 이주민들의 실태와 현황, 이들의 생생한 목소리, 다문화 사회로 나아가기 위한 전문가 제언을 담은 기획 기사 4편을 제작해 일괄 송고합니다.]

 

(서울=연합뉴스) 오수진 기자 = 외국인 주민이 2006년 53만명에서 2018년 205만명으로 12년 만에 약 3.9배 증가하며 우리나라 사회에 급속히 스며들고 있다.

이들은 제조업뿐만 아니라 농림어업, 관광·숙박업까지 일터를 넓혀가며 대한민국의 경제활동을 이끄는 주요 축 중 하나로 자리 잡았다.

이주민 유입 속도가 빨라지고 외국인 장기 체류 비율이 증가하는 상황에서 이제 누구도 대한민국이 '다문화 사회'로 진입 중이라는 사실을 부인할 수 없다.

이방인에서 어느덧 이웃이 된 이주민 대다수는 체류 자격 연장이나 한국 영주 거주를 희망하며 대한민국의 당당한 구성원으로 인정받길 원하고 있다.

 

◇ 영등포구·음성군 외국인 비율 높아…농번기에는 '외국인 농부' 급증

행정안전부가 통계청의 인구주택총조사 자료를 활용해 발표한 '2018년 지방자치단체 외국인주민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현재 장기체류 외국인·귀화자·외국인주민 자녀는 총 205만4천621명이다. 이는 전년보다 19만3천537명(10.4%) 증가한 수치다.

외국인주민은 2009년 110만6천884명으로 100만명을 처음 넘어섰다. 이후 9년 만에 약 두 배 수준으로 늘어난 셈이다.

이들은 국내 총인구인 5천162만9천512명의 4%를 차지했다.

 

외국인주민 증가추이
[행정안전부 제공]

 

지난해 전체 외국인 주민 수를 17개 시·도 인구와 비교하면 9번째 규모에 해당한다. 전라북도(181만8천157명) 인구보다 많다.

인구 대비 외국인 주민 비율이 10%가 넘는 시·군·구는 총 10곳이다. 서울 영등포구는 14.3%에 달했고 충북 음성군(13.9%), 서울 금천구(13.1%), 서울 구로구(12.5%), 경기도 안산시(12.4%), 경기도 포천시(12.1%), 충북 진천군(12.0%), 경기도 시흥시(11.6%), 전남 영암군(10.6%), 서울시 중구(10.1%)도 높은 편에 속했다.

과거 외국인의 제조·서비스업 종사 비율이 높았던 것과 달리 이제는 농어촌 지역에서도 이주민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법무부와 통계청의 '2019년 이민자 체류실태·고용조사 결과'를 보면 올해 5월 기준 건설업, 광·제조업 외국인 취업자는 작년동기보다 각각 14.2%, 1.4% 감소했지만 농림어업, 도소매·음식·숙박업 외국인 취업자는 각각 5.3%, 0.8% 늘었다.

특히 인력 수요가 많은 농번기에는 최대 3개월간 체류가 가능한 계절근로자 제도를 이용해 일하는 외국인이 많이 늘어나면서 시골 마을은 흡사 '외국 농촌'을 방불케 한다.

올해 상반기 법무부는 전국 41개 지방자치단체에 외국인 계절 근로자 2천597명을 배정했다. 내년부터는 외국인 계절근로자가 최대 5개월 국내 체류가 가능해져 농어촌에서 외국인들을 더 쉽게 찾아볼 수 있게 될 전망이다.

 

마늘 수확하는 베트남 근로자
[연합뉴스 자료사진]

 

◇ 외국인 주민 85% "계속 한국에 살고 싶다"

외국인 주민 비율이 꾸준히 늘어나는 것은 장기 체류자 비율이 점차 증가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법무부·통계청의 조사에서 귀화자를 제외한 외국인의 국내 체류 기간은 5∼10년 미만이 25.3%로 가장 많고, 1∼3년 미만(24.3%), 10년 이상(20.9%), 3∼5년 미만(20.1%) 순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동일한 통계와 비교하면 1∼3년 미만 체류(24.5%)는 소폭 줄었지만 10년 이상(19.0%)은 늘었다.

외국인(영주 체류 자격자 제외)의 85.1%는 체류 기간 만료 이후에도 한국에 계속 체류를 희망했다.

한국 체류 희망자의 절반 이상인 51%는 체류 기간 연장을 원했다. 17.2%는 영주권을 취득하고 싶다고 했으며, 11.3%는 한국 국적 취득을 바랐다.

영주 체류 자격을 획득한 외국인의 76.1%도 향후 거주 희망 국가로 대한민국을 꼽았다. '한국과 본국을 왕래하면서 생활'(18.8%), '본국서 생활'(3.9%), '그 외 다른 국가에서 생활'(1.2%)을 희망하는 외국인은 상대적으로 적었다.

 

다문화가정 (PG)
[장현경 제작] 일러스트

 

전문가들은 장기 체류 이주민의 효율적인 사회 통합을 위해 한국 사회가 진지한 고민을 이어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강동관 이민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노동 시장 내 내외국인 충돌, 비전문인력의 장기 체류 허가 문제 등 이민 정책과 관련해 한국 사회가 고민했던 문제를 심도있게 논의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강 위원은 "이주를 희망하는 외국인 중 '누구를, 얼마만큼, 왜 받아줘야 하고 어느 분야에 일을 시킬 것인가'를 놓고 논쟁이 계속 벌어질 것"이라며 "정책적 투입 비용과 사회적 비용을 최소화하면서 한국 사회가 당면한 저출산 문제도 해결할 수 있는 다양한 이민 정책을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sujin5@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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