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 한인 후손에 뿌리 알려 자긍심 심어주는 게 보람"
"멕시코 한인 후손에 뿌리 알려 자긍심 심어주는 게 보람"
  • 강성철
  • 승인 2019.11.20 17:2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돌로레스 가르시아 멕시코 한인이민역사박물관장 "한인동포는 한-멕시코 우호 상징"

 

"멕시코 한인 후손에 뿌리 알려 자긍심 심어주는 게 보람"

돌로레스 가르시아 멕시코 한인이민역사박물관장 "한인동포는 한-멕시코 우호 상징"

 

 

롤로레스 가르시아 멕시코 한인이민역사박물관장
(인천=연합뉴스) 강성철 기자 = 인천 한국이민사박물관 초청으로 방한한 멕시코 메리다시 한인이민역사박물관 관장. 2019.11.20 wakaru@yna.co.kr

 

(인천=연합뉴스) 강성철 기자 = "3만여 명에 이르는 멕시코 한인 후손들은 선조가 어떻게 멕시코로 이주해 뿌리를 내렸는 지 궁금해합니다. 정체성을 찾으려고 박물관을 찾는 이들에게 역사를 알려주는 일을 하고 있어 보람이 큽니다"

멕시코 한인 이민의 첫 정착지인 메리다 시(市)에 있는 한인이민역사박물관의 돌로레스 가르시아(59) 관장은 20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한인 후손은 한국과 멕시코 간 교류와 우호의 상징"이라며 "이들이 한국계로 자긍심을 갖고 살아갈 수 있도록 돕고 있다"며 이 같이 말했다.

가르시아 관장은 인천 중구 한국이민사박물관 초청으로 방한했다. 그는 박물관이 개최하고 있는 '멕시코·쿠바 특별전'의 하나인 멕시코 한인사 특별 강연에 22일 나선다.

멕시코 한인 이주는 1905년 제물포항에서 1천33명이 일포드호를 타고 건너가면서 시작됐다.

멕시코 메리다시에 도착한 이들은 새벽부터 해질녁까지 농장에서 에네켄(선박용 밧줄의 원료로 쓰이는 용설란의 일종) 잎을 따는 중노동에 시달리면서도 견뎌냈다. 결국 이 곳을 삶의 터전으로 삼게 됐다.

2005년 이민 100주년을 맞아 후손을 중심으로 박물관 건립위원회를 결성했다. 한국 정부로부터 도움을 받아 2007년 한인문화회관을 리모델링해 마침내 한인미인역사박물관을 개관했다.

이민 3세로 2012년부터 박물관 자원봉사를 하던 그는 2018년 관장으로 취임했다.

 

멕시코 메리다시 소재 한인이민역사박물관
2007년 문을 연 박물관 외부(사진 좌측)과 내부 전경. [한인이민역사박물관 제공]

 

박물관에서는 이민 초창기를 보여주는 사진, 신분증, 편지, 각종 서류, 도서 등 250여 점을 전시하고 있고, 이민사 강연회 등도 열고 있다.

그는 "멕시코 전역에서 박물관을 찾는 후손과 현지인·관광객 등이 연간 1천여명에 이른다"며 "특히 생존해 있는 2세 할머니를 초청해 한국어·한국음식·풍습 등 문화를 소개하는 강연회가 인기를 끌고 있다"고 소개했다.

가르시아 관장은 "박물관 직원은 관장인 나 혼자라서 외부 행사에 참석할 때는 문을 닫아야 한다"며 "그러다 보니 유물 조사·발굴·연구를 엄두도 못 내는 상황"이라고 안타까워했다.

입장료가 무료다 보니 한국 정부의 연 15만 페소(905만 원) 지원이 유일한 수입인 셈이다.

그는 "1세들은 대한인국민회를 결성해 상해임시정부에 독립자금을 보냈다"며 "이와 관련한 기록이나 초창기 역사를 복원하는 일에 모국이 적극 나서줬으면 좋겠다"고 희망했다.

회계사였던 가르시아 관장은 "할아버지인 김수봉 씨가 고국인 한국을 평생 그리워했다"며 "그래서 한국을 항상 궁금해 했고 결국 박물관 봉사를 하는 한편 한글학교를 다니며 한국어도 배웠다"고 회상했다.

이날 처음 한국 땅을 밟았다는 그는 "비행기에서 내리자마자 1984년에 유명을 달리한 할아버지가 제일 먼저 생각나 눈물이 났다"며 "조부의 고향인 서울을 방문하는 등 서울 곳곳을 눈에 담아 갈 것"이라고 기대했다.

한국이민사박물관은 가르시아 관장의 방문을 계기로 양 기관의 교류와 협력을 확대하기로 했다.

wakaru@yna.co.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